10개월째 판매 증가…가격 할인 영향 커
[뉴스핌=주명호 기자] 작년 바닥을 쳤던 유럽 자동차시장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차량 가격 인하가 최근 판매량에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 실제 수요는 여전히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유럽자동자공업협회(ACEA)는 17일(현지시각) 몰타를 제외한 유럽연합(EU) 28개국의 6월 신차 등록대수가 118만9143대를 기록해 작년 같은 달보다 4.5% 늘어났다고 밝혔다.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가입국(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랜드)을 포함한 31개국의 등록대수도 전년대비 4.3% 증가했다.
이로써 유럽의 자동차판매는 10개월 연속 늘어나며 지난 2010년 3월 이후 가장 긴 증가세를 펼쳤다. 올해 상반기 전체로는 작년보다 6.5% 늘어난 662만2996대가 팔렸다.
몰타를 제외한 유럽연합(EU) 자동차 신차 등록대수 추이. [자료 : ACEA] |
하지만 이 같은 판매 회복세는 기업들의 가격 인하가 주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언스트&영의 피터 퍼스 선임 자문은 "강한 가격할인과 기타 인센티브로 인해 실제 수요 수준을 왜곡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의 경우 평균 할인율이 11.4%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현대자동차 유럽법인의 앨런 러시포스 COO는 "(할인을 통한 판매 증가가) 아예 회복세가 없는 것보다는 낫다"면서도 "향후 판매 전략 수립이 기업들의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국가별 자동차 판매량은 대부분 늘었다. 영국과 프랑스의 6월 자동차 판매량은 각각 6.2%, 2.5% 늘었으며, 스페인의 경우 작년보다 23.9%나 증가했다. 지난달 감소세를 보였던 이탈리아도 이달 판매량이 3.8% 늘어났다.
반면 독일은 작년보다 판매량이 1.9% 감소했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벨기에에서도 감소세가 관측됐다.
기업별로는 프랑스 르노가 5월에 이어 6월에도 강한 판매 성장률을 기록하며 유럽 자동차시장 회복세를 견인했다. 르노의 6월 신차 판매대수는 작년보다 23.9% 증가한 14만1636대를 기록했다. 유럽 내 점유율 1위인 폴크스바겐(VW) 그룹은 전년대비 2.5% 증가한 28만3567대를 팔았다.
기아차는 작년대비 판매량이 3.4% 늘었지만 현대차는 이달에도 판매가 줄었다. 6월 현대차의 신차 등록대수는 작년보다 4.4% 감소한 3만8136대로 집계됐다.
일본의 경우 닛산 자동차와 마즈다 자동차가 각각 10.3%, 11.8%씩 판매량이 증가했다. 반면 혼다 자동차는 전년대비 등록대수가 13.1%나 급감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