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하락으로 자산 규모감소…"자금 이탈 아니다"
[뉴스핌=주명호 기자] 터키 금융시장이 침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반정부 시위에 이어 연말 불거진 부패 스캔들로 요동친 정국 불안에 주식시장과 통화가치는 하락 흐름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주식시장은 작년 고점대비 25% 이상 급락했다. 작년 5월 9만3400수준까지 올랐던 이스탄불 BIST100지수는 6월 정국 불안에 한바탕 홍역을 치른 뒤 연말 다시 거꾸러지면서 현재 6만7000 근처까지 내려갔다.
리라화 가치도 바닥 없는 추락이 진행중이다. 2012년 상반기까지 1.800리라 수준에서 움직였던 달러/리라는 이후 끊임없이 오름세를 펼치며 9일 현재 2.1820리라까지 올라섰다(리라화 약세).
터키 증시 하락세(좌) 및 리라화 약세(우) 변동 추이. [출처 : MarketWatch Data] |
터키 금융시장의 가격이 급격히 빠지면서 외인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작년 3월 이후 터키 주식 및 국채시장에서 외인들의 자산 규모는 각각 254억달러, 191억달러씩 감소했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실제 자금 유출입 흐름을 잘못 분석했다는 지적이다. 가격이 급격히 빠진 것은 맞으나 이는 가격효과(price effect)로 인한 자산 규모가 줄어든 것일뿐 실제적인 외인 자금 이탈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8일자(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가 소개한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터키 금융시장에서 실질적인 외인 자금 유출은 과거 유입 규모와 비교했을 때 미미한 수준을 나타냈다.
터키 중앙은행이 지난달 27일 내놓은 자료를 보면 2013년 4월말 이후 터키 국채시장에서 빠져나간 외인자금은 39억달러로 집계됐다. 하지만 2010년부터 2013년 4월까지 유입된 자금이 501억달러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출량은 극히 적다는 게 노무라의 분석이다.
증권시장에서는 오히려 지난해 4월 말 이후 3억달러의 외인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2010년에서 2013년 4월 사이 95억달러의 자금이 터키내로 들어왔다.
2010년 이후 터키 국채 및 증권시장(붉은선)에 유입된 외인 자금 뉴적 규모. [출처 :노무라증권, 터키 중앙은행] |
노무라증권은 이에 대해 투자자들의 자산이 변하지 않더라도 자산 가격은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터키 주식시장 가치를 달러화로 환산했을 때 나타나는 하락세는 같은 기간 외인 자산 규모 하락세를 크게 웃돈다.
노무라는 결론적으로 현재까지 터키 내에서 급격한 외인 자금 유출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올가이 뷰육카얄르 연구원과 제임스 버튼 연구원은 "가격효과로 인해 자금흐름이 잘못 읽힐 수 있다"고 말했다.
터키 주식시장내 외인 자산규모 흐름과 주식시장의 달러 환산가격 변동 추이. [출처 : 노무라증권, 블룸버그, 터키 중앙은행] |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