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지난 4월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대한민국의 시계는 한동안 멈췄다. TV에서는 드라마와 예능 등이 결방됐고 가수들의 콘서트, 지역축제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대폭 축소됐다.
피어보지도 못하고 꺾인 고등학생들을 포함한 288명이 목숨을 잃고 16명이 아직 가족 곁으로 돌아오지 못해 전국민적인 애도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 고통은 깊었고 오래갔다.
그러다 최근 들어 KBS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가 정상 방송되는 등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세월호 침몰 사고 이전으로 점차 돌아가고 있다.
지난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현오석 부총리 등이 회의에 앞서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
정부부처 고위공무원도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제는 간단히 반주 정도는 해도 되는 것 아니냐"며 맥주를 주문했다. 크게 거부감은 없어진 모습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산하 공공기관에 세월호 참사 이전처럼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나서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달 17일 열려고 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연기했던 공공기관 정상화 워크숍을 지난 26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방만경영 해소, 부채 축소 등 기존 비정상의 정상화 개혁을 주문하는 것 외에 안전 의식을 높이는 데 공공기관이 앞장설 것을 추가했다.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도 세월호 이후 취소했던 공무원들과 정부부처 출입기자들의 저녁 약속을 다시 만들고 있다. 차분한 분위기지만 이전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슬픔을 가슴에 안고 세월호 이전으로 돌아가야 하는 절실한 이유도 있다. 뚜렷해진 소비 침체가 첫번째다.
KDI는 지난 27일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9%에서 3.7%로 0.2%p 하향 조정했다. KDI는 그 이유로 1분기 민간소비 부진과 세월호 여파에 따른 소비위축을 들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8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되면 소비와 투자가 부진해지고 결국 경제활동 전반이 둔화돼 전체 국민소득이 감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여러분도 차분한 애도의 분위기 속에서 소비 등 일상적인 경제활동에 보다 적극 나서주시기를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도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근본적인 개혁에 나서야 한다"면서도 "회사 회식이나 외식, 국내여행 등을 줄이면 결국 자영업, 소상공인들만 피해를 보기 때문에 일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