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권원강 교촌치킨 회장이 '제 밥그릇 챙기기' 행보에 나서고 있어 업계 이목이 쏠린다. 자회사는 실적 악화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순이익과 견줘 높은 수준의 두둑한 현금 배당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비상장사 교촌에프앤비 지분 100%을 보유한 권 회장은 최근 3년 새 60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이 기간 회사는 배당금에 못미치는 39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올렸다. 때문에 대주주 '주머니 챙기기'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적지 않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매출은 218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12년 대비 각각 55억과 13억원에 불과했다. 전국 951개 가맹점을 거느린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다.
권 회장이 최근 이 순이익을 뛰어 넘는 현금을 배당으로 받는 동안 회사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조그라들었다. 2009년 당시 순이익은 16억원에 불과했으나 배당금은 70억원을 받았다. 배당성향은 무려 438%을 기록했다. 배당성향이란 순이익 대비 배당한 금액이다.
대주주인 권 회장의 고액 배당이 이어지는 동안에 교촌에프앤비 자회사의 빚은 늘어갔다.
국내에서 축산물 가공 및 제조업인 '계림물산'과 미국에서 음식·숙박업인 교촌 USA는 각각 부채는 늘어나고 있지만 매출과 적자 수렁에 빠져있다. 교촌에프앤비는 계림물산과 교촌USA의 지분 100% 갖고 있다.
계림물산과 교촌USA는 최근 2년 동안 각각 205억원과 220억원씩 총 425억원의 빚을 지고 있다. 이 기간 계림물산은 17억원을, 교촌USA는 8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증권사 연구원은 "순이익이 많이 나 고배당을 한다면 주주이익 환원 차원에서 긍정적이지만 비상장의 경우 특히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곳들은 실적이 나쁘더라도 고배당 성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기업 가치를 훼손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