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정보보호법·금융소비소비자보호원 설치법 등 각론 이견도
[뉴스핌=함지현 기자] 카드사 등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줄줄이 터지고 있지만 대책 마련을 위한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는 여전히 '줄다리기' 중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장면<사진=김학선 기자> |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대표적 2차 피해는 보이싱피싱(전화금융사기), 피싱(금융기관에서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알아내 이를 이용하는 사기수법), 파밍(가짜 사이트를 이용해 개인정보를 빼가는 것) 등의 금융사기를 꼽을 수 있다.
지난 2월 금융감독원은 2011년 9월 이후 2013년말까지 접수된 보이스피싱, 피싱, 파밍에 의한 피해신고는 5만7465건, 총 피해액은 2084억원(1인당 피해액 876만원)규모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정보유출 사고와 이같은 금융 사기 간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이 방치된다면 이같은 피해자가 계속 생겨날 개연성이 높다.
그럼에도 정무위는 '임을 위한 행진국'을 5·18기념곡으로 지정할지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이느라 정보유출 사태의 사전·사후 대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기념곡 지정에 관한 국가보훈처의 입장 표명 없이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은 다른 국정일 노래와 형평성에 어긋난 조치라면서 난색을 표하며 맞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유출 방지법안으로 꼽히는 신용정보보호법과 금융소비소비자보호원 설치법 등도 각론을 놓고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배해상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적인 사후대책에 해당한다고 보고 4월 임시국회 최우선 처리법안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은 현행 손해배상 체계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고 과잉 처벌로 인한 기업의 투자 위축도 우려된다며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 전담 조직인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법에 대해 정부·여당은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떼내는 형식으로 금소원을 설립하자는 의견을 냈다. 반면 야당은 현행 금융위와 금감원은 BIS(자기자본비율) 등 건전성 감독에 주력하고, 소비자보호를 전담하는 금소위(정책 총괄)-금소원(감독 총괄)은 금융위·금감원로부터 독립된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금융위는 그대로 두고, 금감원만을 둘로 쪼개는 것을 결국 금융위의 위상과 권한만 더 커지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금융위원회의 권한 확대로 귀결될 뿐이라는 이유에서다.
정보유출사태 방지책뿐 아니라 '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일명 남양유업방지법)' 제정안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제정안 등도 정무위에 대기 중이다. 정무위는 민생과 직결된 법안을 많이 다루는 만큼 정상적인 운영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무위측 한 관계자는 "정보유출 방지법이 처리될지는 현재로써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견해차를 중재·조율하는 정치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역할이 제대로 이줘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탄식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