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토리코, 미청산부채 700억달러…신용등급도 '강등'
[뉴스핌=주명호 기자] 미국 정책 당국이 지방채시장 관리감독 강화에 나선다. 작년 디트로이트의 파산보호 신청과 지속되고 있는 푸에르토리코의 심각한 재정난 등으로 지방 공공재정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까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재무부가 지방채시장에 대한 관리감독을 도맡을 새 부서를 구성 중이라고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새 부서는 부채자에 초점을 맞춰 폭넓은 감사와 더불어 교량, 도로 및 인프라구조 건설 프로젝트 재정과 관련해 주 및 지역연금도 함께 추적할 계획이다.
재무부의 매튜 루더포드 금융시장 담당 차관보는 이와 관련해 "새 부서가 지방채 시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슈들을 주시하고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부서는 주 규제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SEC)처럼 시장에 직접적으로 규정 사항을 강제할 권한은 지니지 않는다.
SEC 또한 재정 악화가 나타나고 있는 주나 지자체가 현 재정상황을 투자자들에게 호도하고 있지는 않는지에 대해 정밀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 같은 감독 강화는 지방 정부의 재정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러 지방채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령 지자체 푸에르토리코의 재정문제가 그 대표적인 예다. 전체 지방채뮤추얼펀드 중 약 75%가 푸에르토리코 채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푸에르토리코의 미청산 부채는 약 70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푸에르토리코 채권은 세제 혜택 및 높은 수익률로 인해 3조7000억달러에 이르는 전체 지방채시장에서 가장 큰 발행 지분을 보유해왔다. 지난달에도 푸에르토리코는 잔여 부채를 청산하기 위한 일환으로 35억달러의 규모의 신규 채권을 발행했지만 푸에르토리코 정부가 구조조정 전문 컨설턴트를 고용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이미 올해 초 일제히 푸에르토리코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등급(정크등급)으로 하향시킨 상황이다. 미국 중앙정부는 푸에르토리코의 재정 개선을 위해 이전부터 관련 논의를 지속해오고 있다. 다만 재무부는 연방 차원의 구제금융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