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하락시 중국 리스크 증폭, 유럽 기업 매수 나서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금융시장이 구리값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의 성장 둔화와 회사채 연쇄 부도에 대한 우려에 구리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한 가운데 자금 조달 및 차익거래의 담보물로 동원된 구리값이 떨어지면서 중국의 금융시스템에 충격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된 상황이다.
악순환이 현실화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일부 유럽 제조업체들이 구리 저가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사진:신화/뉴시스) |
13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구리 가격은 이번주 들어 4% 이상 급락했고, 런던과 상하이 금속상품시장에서도 이 같은 낙폭을 기록했다.
중국이 수입하는 구리 물량 가운데 80%가 기업의 자금 조달을 위한 담보물로 동원된 사실이 전해지면서 구리 가격이 하락을 지속할 경우 금융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담보 가치가 떨어지면서 채무 원리금 상환 압박이 높아질 경우 기업들이 구리 매도에 나서면서 가격 하락이 더욱 증폭,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다.
전세계 구리 수요 가운데 중국의 비중이 44%에 달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때 구리값 낙폭이 상당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유럽에서는 일부 금속 제조업체들이 구리 매입에 적극 나서는 움직임이다.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구리값이 하락한 데 따라 최근 2년래 가장 우호적인 매수 기회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일부 업체들은 향후 필요한 물량을 현재 가격에 고정하기 위한 선도 계약을 매입하고 있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로빈 바 애널리스트는 “구리 가격이 3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유로화가 상승한 만큼 유럽 기업에 상당한 호재”라며 “자동차 업체와 전자 업체 등이 물량 확보에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는 수급 측면에서 구리 가격 하락이 제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실시한 조사에서 애널리스트는 구리 공급이 올해와 내년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