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360억달러 자금 유입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투자자들의 유럽 증시 베팅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물론이고 중동 지역의 국부펀드와 남미 연금펀드까지 기관들 역시 유럽으로 몰려들고 있다.
유로존의 실물경기가 올해 탄탄하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진단이다.
10일(현지시각) 펀드 운용사 뱅가드와 시장조사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유럽 증시로 밀려든 글로벌 투자 자금이 360억달러에 달했다.
(사진:신화/뉴시스) |
지난 2007~2012년 사이 1660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데 반해 올해 강력한 반전을 이룬 셈이다.
지난해까지 수년간 투자자들 사이에 외면받은 데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과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런던의 펀드 운용사 앰버 캐피탈의 조셉 우고리언 최고경영자는 “밸류에이션이나 해외 투자자 참여 등의 측면에서 유럽 증시는 미국에 비해 3년 가량 뒤지는 상황”이라며 “투자자들이 올들어 유럽에 집중적으로 몰리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영국의 헤지펀드는 유로존의 자산 가치 하락에 강력하게 베팅했다.
하지만 앰버 캐피탈은 지난해 12월 유럽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펀드를 개설했고, 공모 목표액인 3억유로(4억1400만달러)를 웃도는 자금이 몰렸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필두로 부채위기국의 실물경기 회복 조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이 투자 전문가들의 얘기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앨레인 보코브자 전략 헤드는 “이머징마켓에서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고,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 유럽 증시에 반사이익을 가져다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식 뿐 아니라 부동산과 채권시장에도 기관 투자자들의 통 큰 베팅이 꼬리를 물고 있다.
2008년 스페인의 부동산 시장을 강타했던 버블 붕괴의 파장이 힘을 다했다는 판단에 론스타와 블랙스톤, 아폴로 글로벌 등 공룡 기관들이 부동산과 관련 대출 채권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