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 유출액 절반 유럽 증시로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머징마켓이 강도 높은 하락 압박을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미국 투자자들이 유럽 주식 사재기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미국 투자자들의 유럽 주식 매입 규모는 1990년대 이후 최대치로, 고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에서 유럽으로 갈아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출처:신화/뉴시스) |
31일(현지시간) 펀드 데이터 업체인 EPFR에 따르면 연초 이후 유럽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이 46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이머징마켓 관련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 총액인 100억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지난해 유로존 주변국의 부채위기가 진정되면서 적극적인 주식 매입에 나선 월가 투자자들은 연초 이머징마켓의 급락에 유럽으로 더욱 잰걸음을 하는 모습이다.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 투자자들이 사들인 유럽 주식은 전체 시가총액의 0.75%에 달했다. 이는 2007년 7월 기록한 고점을 넢어서는 수치다.
지난해 커다란 관심을 끌지 못했던 영국과 네덜란드로 투자자들의 ‘사자’가 확산되고 있다고 시장 전문가는 전했다.
2009년 2월 부채위기가 고조된 데 따라 유럽 주식을 사상 최대 규모로 팔아치웠던 미국 투자자들은 2010년까지 ‘팔자’에 치중했으나 최근 급격한 반전을 이루고 있다.
바클레이스의 이안 스콧 주식 전략가는 “유럽 주식의 주가순자산비율 측면에서 저평가 매력을 지니고 있어 미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유럽 증시가 연초 6년래 최고치까지 올랐지만 뉴욕증시에 비해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상대적인 투자 가치가 높아”고 말했다.
EPFR의 캐머론 브랜트 리서치 디렉터는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에서 발을 빼고 있지만 여전히 리스크/보상 측면에서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며 “이들이 찾아낸 곳이 유럽 남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는 유럽의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유로존 주변국 역시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현 수준에서 주가 추가 상승 여력이 미국보다 유럽이 더 클 것이라는 판단이 투자자들을 유럽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시장 전문가는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