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원격의료 도입과 낮은 수가(의료서비스 대가)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발, 10일 집단휴진에 들어가면서 환자와 가족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번 집단휴진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사태이후 14년만의 일이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동네 의원을 방문하기 전 휴진 유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보건복지콜센터(129), 소방방재청 119구급상황관리센터(119) 등 전화로 문의하면 불편을 줄일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집단휴진에 대해 형사 고발 등 강경 대응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등 홈페이지ㆍ전화로 안내
의협은 이날 “정부가 강행하려는 원격의료와 의료영리화 정책에 반대하고 더 이상 잘못된 건강보험제도와 의료제도를 방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휴진 배경을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날 하루 종일 실시간으로 휴진한 동네 의원이 어디인지 전산 시스템 등을 통해 파악,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소방방재청 등과 정보를 공유할 계획이다.
보통 진료가 시작되는 오전 9시 이후부터 속속 집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약 오전 10시 이후부터 시민들은 보건복지콜센터(전화번호 129), 소방방재청 119구급상황관리센터(119),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1577-1000),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콜센터(1644-2000) 등을 통해 동네 의원 중 어느 곳이 문을 열었는지 닫았는지 안내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규모가 큰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소속 의사들 대부분은 이번 휴진에 동참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지난 2000년과 같은 ‘의료 대란’ 수준의 혼란은 없을 전망이다.
다만 감기부터 돌발 외상에 이르기까지 여러 이유로 당장 가까운 동네 의원을 찾은 시민들이 닫힌 의원 문 앞에서 당황하는 일도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처음부터 이번 집단 휴진과 관계가 없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이나 보건소를 찾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거주지 인근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현황은 중앙응급의료센터 E-gen(www.e-gen.or.kr), 응급의료정보센터(www.1339.or.kr), 건강보험심사평가원(www.hira.or.kr)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의 응급의료정보제공 애플리케이션에서 조회가 가능하다.
◆대한병원협회, 비상진료 시행
병원 경영자들의 단체인 대한병원협회는 의협의 집단 휴진에 따른 비상진료 대책으로서 이날 평소보다 진료 시간을 늘리기로 했다.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 환자들도 평소 진료를 받던 동네 의원이 문을 닫았다면 가까운 보건소나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약을 처방받으면 된다.
이 밖에 약국·치과·한의원 등의 의료기관도 이번 집단 휴진에 동참하지 않기 때문에 정상 진료와 조제에 문제가 없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사협회 휴진에 대응, 국민의 불편이 없도록 전국 보건소·대학병원·군 병원·산재병원·소방방재청과 함께 비상진료체계와 응급환자 이송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강경 대응 방침…형사 고발 조치
정부는 이번 집단 휴진을 강경 대응할 방침이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9일 세종청사에서 제6회 주말 정책현안점검회의를 열고 의사들의 집단휴진과 관련 “납득할 이유 없이 집단휴진을 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한 명백한 법위반”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에 “집단휴진이 강행되면 업무개시 명령 등 법에 따른 신속한 조치를 하고, 위법 사실을 철저히 파악해 고발 등의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10일 의사협회 소속 개원의들과 종합병원 전공의들의 집단 휴진과 관련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집단 휴진 파업에 돌입한 것은 의료법 정신이나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반하는 일인 만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료계의 어려운 현실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집단 휴진이라는 것은 국민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이 있기에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법 개정은 국회 입법을 해야 실현된다”며 “정부와 의협은 의료계 문제를 국회에서 함께 논의하기로 한 만큼 더 이상의 행동이 없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사진 : 의사협회의 파업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의원에 휴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의사협회는 10일 하루 집단휴진에 들어간 뒤 24~29일 전면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뉴시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