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 IPO, 2007년 이후 '최초'…기업가치 2.1조원 전망
[뉴스핌=주명호 기자] 투자은행 모엘리스앤코(Moelis&Co.)가 뉴욕증시에 기업상장(IPO)을 준비 중이다. 투자자문사로는 2007년 이후 최초라는 점에서 미국내 인수합병(M&A) 증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모엘리스는 이날 지난 1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비공개로 제출했던 기업상장 신청서를 공개하며 1억달러(약 1071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FT는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조달 규모가 1억5000만달러(약 16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전했다.
모엘리스는 3월말 투자자 대상 설명회를 연 후 내달 바로 상장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모엘리스의 기업가치는 최대 20억달러(약 2조1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제출한 신청서에 따르면 모엘리스는 굵직한 M&A에 지속적으로 참여해왔다. 세계 광고기업 2위, 3위인 미국 옴니콤과 프랑스 퍼블리시스 합병(351억달러), 버크셔해서웨이의 하인즈 인수(230억달러)가 대표적이다. 또한 세계 2위 맥주기업 사브밀러(SABMiller)의 호주 포스터 인수 추진 때도 자문으로 참여한 바 있다.
모엘리스의 실적도 지난해 급상승했다. 작년 모엘리스의 순익은 7020만달러로 직전년보다 두배 가량 뛰어올랐으며 매출도 6.6% 증가한 4억1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모엘리스가 직원 및 투자자들에게 분배한 배당 현금은 총 350만달러에 이른다.
모엘리스의 주주로는 일본 스미토모미쓰이 금융그룹이 있다. 스미토모는 모엘리스가 창업했던 2007년 지분의 5%를 930만달러에 매입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미국 및 유럽 투자자들이 모엘리스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모엘리스를 창업한 켄 모엘리스 CEO는 정크본드로 유명한 투자은행 '드럭셀 번햄 램버트(Drexel Burnham Lambert)'에서 근무했으며 드럭셀이 파산한 후 투자은행 도널드슨 러프킨&젠렛(Donaldson Lufkin&Jenrette)으로 이직했다. 도널드슨이 크레디트스위스에 인수되자 UBS로 새둥지를 틀었다가 2007년 자신의 회사를 설립했다.
모엘리스 외에 에버코어 파트너스, 라자드, 그린힐앤코 등 투자자문사들도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이들 자문사들이 몇주내로 상장 세부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모엘리스의 상장은 호황을 맞고 있는 올해 M&A시장에 더욱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올해 들어 컴캐스트의 타임워너 인수(452억달러),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160억달러) 등 대형 M&A가 연이어 성사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