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혹한, 중국 춘절연휴에 일시적 충격
[뉴스핌=김동호 기자] 미국과 중국, 이른바 G2의 1월 제조업 경기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올해 경기를 낙관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특히 IMF는 지난달 세계경제전망 수정 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 경제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IMF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작년(3.0%)보다 높은 3.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지난해 10월 전망치보다 0.1%p(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올해 2.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중국은 7.5%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연초 공개된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지수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크게 하회하는 모습이다.
◆ 혹한에 얼어붙은 미국 제조업…경기 전반 둔화
3일(현지시각) 공급관리자협회(ISM)가 공개한 1월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의 56.5보다 크게 낮은 51.3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56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나마 경기 판단의 기준이 되는 50은 상회했다.
2013년 혹한에 일리노이주 식물에 달린 고드름. [출처: AP/뉴시스] |
부문별로는 신규 주문지수가 전월보다 13.2p 하락한 51.2를 기록했다. 이 역시 지난해 5월 이래 최저치다. 월간 기준으론 지난 1980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이 외에 재고지수가 47.0에서 44.0으로 떨어졌고 생산지수도 61.7에서 54.8로 하락했다. 고용지수 역시 55.8에서 52.3으로 내렸다.
폴 젬스키 ING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혹한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미국 제조업 경기가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 중국 제조업, 춘절 연휴로 주춤…전문가들 "일시적 둔화"
앞서 발표된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며 경기둔화 우려감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월 제조업 PMI가 50.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12월에 비해 0.5포인트 떨어진 수치로, 최근 6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중국 제조업 PMI는 지난해 7월 50.3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8∼12월 4개월간 51∼51.4 수준을 유지해 왔다.
다만 생산지수는 53으로 전월에 비해 0.9포인트, 신규주문지수는 50.9로 전월에 비해 1.1p 각각 올랐다.
국가통계국은 "지수가 지난달보다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경기판단의) 기준점 위에 있다"며 "춘절의 영향으로 성장 속도가 다소 둔화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제조업은 여전히 성장 추세에 있지만, 일시적인 영향으로 성장 속도가 둔화됐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중국의 제조업 둔화에 대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분위기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나, 급격한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윤 애널리스트는 "작년 중국 경제가 많은 불안요인에도 불구하고 실질 GDP 기준 7.7% 성장을 거두었다"며 "올해도 7% 중반 성장에 대한 믿음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