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한 경제 성장 없으면 디플레 리스크 모면 어려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경고가 또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상당히 높다고 지적하고, 필요한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식 양적완화(QE)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17일(현지시간) OECD는 유로존의 경제가 강한 성장을 이루지 못할 경우 디플레이션 위기를 모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존 전반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저조한 가운데 물가가 내림세로 돌아선 회원국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경계감을 높일 때라는 얘기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도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경고한 바 있다.
이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주장과 상반되는 것이다. 그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상당 기간 저공비행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일본식 디플레이션에 빠질 조짐은 찾을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OECD의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이코노미스트는 “장기간에 걸친 물가 하락이나 인플레이션 상승폭 둔화는 유로존 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줄 것”이라며 “정부와 가계 모두 대규모 부채로 허덕이는 만큼 디플레이션에 따른 충격이 치명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묘책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일본은행(BOJ)이 시행한 형태의 양적완화(QE)를 제시했다.
QE가 금융시장에 경기 부양과 디플레이션 리스크 해소에 대한 정책자들의 의지를 가장 강력하고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연이은 디플레이션 리스크 경고에도 투자자들은 유로존 금융시장에서 보다 공격적인 ‘사자’ 행보를 취하고 있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헤지펀드 업체 앰버 캐피탈이 부채위기 진원지인 남유럽에 집중하는 펀드를 공모, 3억5000만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 특히 미국 기관 투자자들이 펀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리스크가 가장 높은 은행권 후순위채에 자금이 몰리면서 스프레드가 2008년 9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최근 벤치마크 대비 은행 후순위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2.09%포인트까지 하락,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앰버 캐피탈의 호제 드 라 로자 펀드 매니저는 “일본에 비해 유럽 증시의 가격 메리트가 높다”며 "스페인의 제조업 지표 개선 등 경제지표 개선이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