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주민과 환경단체 반발 무마가 관건
[뉴스핌=노종빈 기자] 이탈리아 정부가 재정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석유 증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출처 : 위키피디아> |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노르웨이와 영국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석유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남부의 바실리카타주 지역은 해안을 중심으로 석유 매장량이 풍부해 이탈리아의 텍사스로도 불려왔다.
바실리카타는 장화 모양인 이탈리아 반도에서 발 부분의 중심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조용한 산간 농촌 마을이 주로 형성돼 있다.
이 일대는 근대적인 개발이 진행되지 않아 이탈리아 내에서도 가장 빈곤한 지역으로 꼽히며, 중세 풍의 마을과 건물들이 다수 보존돼 있다. 바실리카타주의 인구는 60만 여 명이며 지역내 실업률은 14.5%의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연간 석유 생산량을 2배로 늘리고 에너지 수입 비용은 약 4분의1 정도 줄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2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약 30억유로(약 4조3500억원) 규모의 추가 세수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개발 계획이 큰 무리없이 진행될 경우 국영 석유개발기업인 에니를 비롯한 주요 석유개발사들의 시추 작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마르코 브룬 로얄더치쉘 이탈리아 사업부문 대표는 "현지 투자를 3배 늘리는 계획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총 투자금액도 수억 유로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주의자와 현지 지방 정치권의 반발 목소리가 거세다. 개발 반대론자들은 이탈리아의 석유 생산량을 2배 늘리더라도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불과하다고 맞서고 있다.
정부는 석유개발로 인한 수익금의 일부를 현지 지방 자치단체에 환원하는 방법으로 반발을 무마한다는 계획이다.
바실리카타주에서 지난 2008년부터 석유개발을 진행해 온 발다그리 마을의 경우 석유개발사인 에니와 쉘 등으로부터 4년간 약 5억유로(약 7240억원)의 수익금을 받아 마을 축구장과 테니스 코트, 수영장 시설 등을 마련하기도 했다.
현지 환경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에너지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석유 개발은 과거 유산이고 앞으로는 재생에너지에서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