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하이일드는 '승승장구'
[뉴스핌=서정은 기자] 2013년은 해외채권형펀드 입장에선 잔혹한 해로 기억될 듯 하다. 미국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미국 국채금리는 상승, 채권형펀드의 성과는 쪼그라들었다. 여기에 이머징시장은 '외환위기설'까지 불거지며 대거 자금이탈을 맞았다.
30일 KG제로인에 따르면 해외채권형 펀드는 올 들어 1조6951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3조892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과 비교하면 자금 이탈 규모는 상당히 크다. 특히 신흥국채권에서만해도 6300억원 이상이 빠져나가면서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수익률도 부진하긴 마찬가지. 전체 해외채권형펀드 수익률은 1.92%에 그쳐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펀드 수익률인 2.63%를 밑돌았다. 자금이탈로 홍역을 앓았던 신흥국채권 및 남미신흥국채권펀드는 연초 이후 각각 -6.08%, -13.02%로 추락했다.
염상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달러강세 현상이 올해 전체를 지배한 가운데 지난 5월 말 버냉키 연준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발언을 시사한 이후로 이머징 시장이 급격하게 축소됐다"며 "특히 환율이 견고하지 못했던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을 중심으로 자금이탈이 심해졌다"고 분석했다.
개별펀드별로는 ‘산은삼바브라질 자[채권]C 1’이 연초 이후 -14.06%로 가장 크게 하락했고 뒤를 이어 ‘하나UBS월지급식글로벌이머징국공채자[채권-재간접]ClassC’와 ‘알리안츠PIMCO이머징로컬자[채권_재간접](H)(C/A)’가 -10% 내외로 부진했다.
황윤아 제로인 연구원은 "신흥국과 남미신흥국은 브라질 헤알화 약세로 수익률이 많이 부진했다"며 "해외채권형 중 북미쪽은 연준이 테이퍼링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채 금리 상승의 여파를 맞았다"고 말했다. 29일 기준 미국 달러화 대비 헤알화 환율은 달러당 2.34헤알 수준으로 헤알화 가치는 연초 대비 14% 가량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모든 채권형 펀드가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글로벌하이일드채권의 경우 연초 이후 6.17%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제로인 기준으로 해외채권형 상위 20개 펀드 중 3개를 제외하고는 글로벌하이일드채권펀드가 싹쓸이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베어링하이일드월지급식자 1[채권-재간접](A)'과 슈로더자산운용의 '슈로더글로벌하이일드H(채권-재간접)종류A',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글로벌스마트하이일드자[채권-재간접]ClassA' 등은 연초 이후 8% 이상의 성과를 달성했다.
이미연 한국투자신탁운용 Fixed Income본부 팀장은 "올해엔 미국채금리를 비롯해 전반적인 글로벌 금리가 올랐지만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큰 폭으로 축소됐다"며 "이에 따라 글로벌 하이일드펀드의 성과가 다른 자산보다 상당히 우수했다"고 분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해외채권형펀드의 자금이탈과 성과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 한해 ‘테이퍼링’ 우려가 채권형펀드의 성과를 좌지우지 했다면 내년부터는 테이퍼링이 시행되는 만큼 자유로울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미연 팀장은 "내년엔 본격적으로 미국의 테이퍼링이 진행되면서 글로벌 금리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점에서 기대수익률은 낮춰야하지만 글로벌경기회복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하이일드 스프레드는 상당기간 견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염상훈 애널리스트는 "테이퍼링 이슈는 내년도 지배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만큼 달러강세를 피하기 어려울 듯 보인다"며 "그 중에서도 터키,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국가들은 경상수지 적자를 해결하기 어려운만큼 전망이 밝지는 않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