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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행복주택으로 '빚' 10조원 덤터기

기사입력 : 2013년11월15일 10:07

최종수정 : 2013년11월21일 16:30

재경부 행복주택 건설비 삭감..수익없는 행복주택 건설비 10조원

기획재정부가 영구임대 방식으로 공급될 행복주택 4만 가구에 대해 재정지원을 30%만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LH는 행복주택사업에서 모두 10조원의 부채를 새로 떠안게 될 판국에 놓였다.
[뉴스핌=이동훈 기자] 정부를 대신해 임대주택을 짓다가 100조원대의 빚을 떠안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이번엔 행복주택 공사비로 모두 10조원의 빚을 '덤터기' 쓰게 됐다.
 
이뿐 아니라 한달 기준 약 80억원에 이르는 행복주택 임대료도 추가로 떠안게 될 처지에 놓였다. 
 
LH의 재정난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LH는 올해 6월 기준 총 142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매달 내야 하는 이자만 123억원에 달한다.
 
14일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LH는 국책사업인 도심내 소형 임대주택인 행복주택 전체 20만가구의 공사비로 10조원을 부담해야 한다.
 
당초 LH는 행복주택 사업비로 8조원 가량 쓸 예정이었다. 전체 행복주택 20만가구 가운데 국민임대주택 방식으로 지어질 16만가구에 대해 40%만 공사비를 부담하면 됐기 때문이다.
 
국민임대주택은 사업비의 30%를 국가 재정으로 지원받고 40%는 LH가 국민주택기금을 대출받아 건설한다. 나머지 30%는 입주자들의 월세 보증금으로 충당한다. 
 
행복주택 가운데 국민임대방식 16만가구를 제외한 4만가구는 저소득층을 위한 영구임대주택 방식으로 지을 계획이었다. 영구임대는 공사비의 85%를 정부가 재정으로 지원하고 나머지 15%는 입주자 보증금으로 충당한다. LH의 자금은 투입되지 않는다.
 
국토부가 추정한 국민임대와 영구임대 방식의 행복주택 공사비는 각각 가구당 1억2500만원과 8250만원이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행복주택은 국민주택기금으로 지어야 한다"는 논리로 영구임대 방식 행복주택 4만가구에 대해 재정지원을 거부해 LH가 공사비의 55%를 모두 떠안게 됐다. 
 
기획재정부가 대통령 공약이자 주거복지사업인 행복주택에 예산을 지원하지 않고 사업시행자인 LH에 모든 부담을 떠 넘긴 셈이다. 
  
LH는 영구임대 4만가구의 공사비 약 3조3000억원(가구당 8250만원) 가운데 약 2조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LH의 행복주택 공사비는 모두 10조원으로 늘어난다. 

행복주택은 전체 물량이 임대주택이라 LH는 수익을 한 푼도 얻을 수 없다. 더욱이 주택기금 융자는 이자를 꼬박꼬박 갚아야하는 금융성 부채다. LH의 부채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 뿐만 아니다. LH는 영구임대 거주자의 임대료와 정상적인 임대료의 차액도 부담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저소득층에게 공급할 행복주택은 재정지원 폭과 상관 없이 영구임대주택 수준으로 임대료를 받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지금 하고 있는 행복주택 연구용역에서 최종 결정이 나겠지만 이렇게 되면 영구임대주택 방식과 국민임대주택 방식의 임대료 차액도 시행자이자 관리자가 될 LH가 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보통 영구임대주택 임대료는 국민임대주택 임대료의 2분의 1에서 3분의 1 수준이다. 임대료 차액을 한달 약 20만원으로 기준하면 매달 80억원의 임대료를 LH가 떠안아야 한다.

더욱이 행복주택의 건설비가 늘어나면 LH의 자금부담은 10조원을 훌쩍 웃돌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행복주택 건설비용이 3.3㎡당 1500만원을 넘을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LH가 떠안을 부채가 증가할 전망이다.

LH는 속수무책이다. LH 관계자는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LH는 수행할 수밖에 없다"며 "행복주택으로 인해 발생하는 LH 재정부담 문제는 그때가서 해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최근 기획재정부가 공기업 부실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도 정부가 해야할 일을 공기업에 떠넘겨 공기업 부채를 늘리고 있는 셈"이라며 "향후 LH가 부실화하면 결국 국민 세금으로 지원해야할텐데 자칫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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