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명예훼손 의혹' 김만배·신학림 재판서 증언
"윤석열 검사 본 적도, 언급도 없어…명확하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중수부)에서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하던 윤석열 대통령이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에게 커피를 타 줬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당사자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당시 대검 중수2과장이던 윤석열 검사가 아닌 다른 검사와의 면담 자리에서 차를 한 잔 마신 적은 있지만 '윤석열'이라는 이름이 언급된 사실조차 없다는 취지다.
조우형 씨는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 등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지난 대선 국면에서 대장동 사건과 관련 '허위 인터뷰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왼쪽)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뉴스핌DB] |
검찰은 조씨에게 남욱 변호사가 2021년 11월 검찰 조사 당시 했던 진술이 사실인지 확인을 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김씨가 조씨에게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면 된다'고 해 조씨가 조사를 받고 나왔고 실제로 '주임 검사가 커피를 타 줬다'고 해서 조씨도 당연히 수사에 협조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대해 조씨는 "커피를 타 준 건 맞지만 이 사건이 아니다"라며 "대검에서 박모 검사가 전화해 '수사하다 보니 묻고 싶은 게 있다', '조사가 아니고 면담이니 마음 편히 와라'고 해서 검찰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 커피인지 차인지를 대접해 주셨고 나와서 김씨에게 '차 한 잔 마시고 왔다'고 얘기한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며 "이후 김씨가 '대검 가서 커피 마시고 나온 애'라고 놀린 게 이렇게 비화되니 미치겠다"고 말했다.
조씨는 '당시 윤석열 검사에게 조사받은 적 있는가', '윤 검사를 만난 사실이 있는가', '윤 검사가 믹스커피를 타 준 사실이 있는가' 등 이어진 검찰의 질문에도 모두 "없다"고 답했다.
또 "저는 당시 그분(윤석열)의 이름을 들어본 사실조차 없고 (김씨와의) 대화에 언급된 적도 없다. 명확하게 얘기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조씨는 김씨가 2021년 9월경 2차례 전화를 걸어 부산저축은행 관련 수사를 언급한 사실에 대해서도 진술했다.
당시 김씨는 조씨에게 '대검 중수부에서 너를 조사한 게 윤석열 검사 맞지', '커피 타 준 검사가 윤석열 검사 맞지'라며 답을 정해놓은 것처럼 물어봤고 조씨는 '저를 조사한 게 박 검사인 거 형(김만배)이 더 잘 알지 않느냐'고 대답했다고 한다.
조씨는 당시 김씨의 질문을 어떻게 느꼈느냐는 검찰 질문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천화동인 6호 명의자) 조현성 변호사가 '대검 중수부에서 대장동 관련 수사를 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윤석열과 묶으려는 취지인 것 같다'며 사실대로 얘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회상했다.
앞서 김씨와 신 전 위원장 등은 부산저축은행 수사와 관련한 허위 인터뷰를 보도해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21년 9월 15일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 전 위원장을 만나 '윤 대통령이 2011년 대검 중수부에 있을 당시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통해 조씨 사건을 덮어줬다'는 취지의 허위 인터뷰를 했다.
뉴스타파는 이를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 6일 보도했는데 검찰은 김씨가 인터뷰 닷새 뒤인 2021년 9월 20일 신 전 위원장이 집필한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지도'라는 책 3권 값으로 건넨 1억6500만원을 허위 보도 대가라고 보고 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