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협의 통한 대출 프로그램 필요 지적도
[뉴스핌=주명호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전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물가안정보다는 경제성장세 지속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인하 효과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재정 당국과의 협의가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을 내놨다고 CNBC방송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ECB는 7일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25%로 인하했고 한계대출금리 또한 1%에서 0.75%로 낮췄다. 예금금리는 기존 0%를 고수했다. 웰스파고 어드바이저스의 게리 세이어 수석 매크로 투자전략가는 이번 결정으로 "잠재적인 디플레이션 위험을 상쇄시켜 현 경제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인하 결정을 환영했다.
격주로 개최되는 ECB 정책이사 회의 [출처=ECB 홈페이지] |
오히려 ECB의 금리인하가 늦었다는 지적도 있다. 피어폰트증권의 로버트 신치 외환 전략부분 대표는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0.7%를 기록했지만 스페인의 경우 0.1% 밖에 되지 않았다"며 국가간 격차는 더 벌어진 상태라는 점을 언급했다.
신치는 금리 인하와 더불어 대출 활동을 촉진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재정당국과의 협의가 진행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동성은 충분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대출활동을 위한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9월 비금융기업들의 은행대출은 전년대비 5.5% 감소했다. 신치 대표는 유럽은행들이 스트레스 테스트 및 새 자본 정책으로 인해 대출활동을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무라 아메리카의 조지 콘클레이브스 채권 투자전략가도 "지금 소폭 성장세가 이어질 때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면 유럽경제는 다시 침체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ECB의 금리 인하 이후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가치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전날 장중 유로/달러는 1.329달러 수준까지 떨어진 후 다시 소폭 상승해 1.34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신치 대표는 이에 대해 "유로화 움직임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며 "조정을 받은 유로/달러 적정 수준은 1.3470달러로 보고 있으며 이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유로/달러는 1.3405달러 수준에서 호가되고 있다. 유로화는 지난 달 25일 1.383달러 수준까지 올라서며 2년 중 최고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