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시장의 예상과 달리 7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이틀간의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 10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0.7%로 4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데다 유로화 강세를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미 기준금리가 사실상 제로 수준까지 떨어진 만큼 이번 금리인하에 따른 실질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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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바드 스트리트 리서치에 따르면 유로화가 도입되기 이전인 1998년 이후 경제 펀더멘털의 추이를 감안할 때 독일의 경우 실질 환율이 20% 가량 하락한 것으로 진단됐다.
프랑스의 실질 환율은 유로존 가입 이전 수준에서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고,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경우 실질 환율이 10% 가량 상승한 상황이다. 그리스는 정책자들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적정 환율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얘기다.
경제 펀더멘털을 감안한 이들 회원국의 적정 금리 수준에서도 현격한 차이가 드러난다. 브뤼셀의 싱크탱크인 브뤼겔에 따르면 유로존의 최대 성장 엔진인 독일은 기준금리를 4% 내외로 올리는 것이 마땅하다.
이에 반해 부채위기 국가인 그리스와 포르투갈, 스페인, 아일랜드 등은 최대 15%에 이르는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해야 실물경기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고용 현황도 유로존이 일관된 정책을 도모하기에는 간극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다. 스페인과 그리스의 국민 중 25%가 실직 상태인 데 반해 독일의 실업률은 5% 내외로 30년래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벤 메이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출범은 날씬해 보이기 위해 꽉 조이는 속옷을 입은 것과 같은 셈”이라며 “근본적으로 연소되지 않은 지방이 더 이상 가려지지 않고 이곳저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롬바드 스트리트 리서치의 찰스 두마스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와서 유로존을 해체했다가는 그리스를 포함한 주변국에서 투자자금이 썰물을 이루면서 강력한 충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