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들 잇달아 지난해 등급·전망 유지
[뉴스핌=김민정 기자] 피치(Fitch)에 이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을 현행대로 유지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잇단 등급 유지는 미국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이슈에 따른 신흥국의 위기감 속에서도 우리나라에 대해선 대외채무나 재정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24일 S&P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A+’로,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S&P는 우리나라의 우호적인 정책환경, 양호한 재정건전성 및 견실한 대외채무 구조를 등급 현행 유지 결정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즉, 어려운 대외여건 하에서도 경제 발전과 안정에 기여하고 있는 정책의 효율성·안정성·예측가능성과 2000년 이후 대체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재정수지 및 낮은 수준의 정부부채가 국가신용등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또 순대외채권국으로서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원화가 국제적으로 활발히 통용되고 있다는 점도 우리나라의 외채 관련 부담을 완화하는 요인이 됐다. 다만 S&P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통일 관련 우발채무를 신용등급의 취약요인으로 언급했다.
한편 S&P는 향후 몇 년간 북한의 정치 불안이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신용등급이 올라갈 수 있는 요인으로는 성장률 상승에 따른 선진국 수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대와 단기외채 비중 축소를 통한 국내 은행의 대외건전성이 제고를 꼽았다.
반면, 급진적 통일가능성 고조, 북한리스크 심화, 공기업 부채 문제는 신용등급 하향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다른 신용평가사인 피치도 지난달 22일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A-‘로 재확인했고 무디스(Moody’s)는 올해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각각 ‘AA-‘와 ‘Aa3’로 평가하고 등급전망도 모두 ‘안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어려운 대외여건 하에서 우리나라가 기존의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을 유지한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미국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이슈로 경상·재정수지 적자를 보이고 있는 일부 신흥국들에 위기감이 대두된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이 사상최저 금리 수준으로 발행된 점도 이 같은 긍정적인 상황을 방증한다. 10억 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미달러화 표시 외평채는 5배가 넘는 수요가 몰려 최초 제시금리(미국채 10년물 금리+135bp) 보다도 20bp 낮게 발행됐다.
윤태식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은 “S&P의 평가를 보면 ‘어려운 대외여건에도 불구하고’라는 문구가 있는데 이러한 여건 하에서도 대외채무나 재정건전성이 강점으로 지적된 것은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