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일본 등 글로벌 IPO시장 회복세 뚜렷
[뉴스핌=김동호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달 중으로 양적완화(QE) 규모 축소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 역시 서둘러 자금조달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고점을 돌파하며 상승장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 증시로 기업들의 상장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17일 현지시각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트위터가 지난 12일 기업공개(IPO)를 위한 준비 서류를 비공개로 제출했다.
CNN머니 등 외신은 트위터의 기업가치가 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며 트위터의 상장이 성공할 경우 작년 페이스북 상장 이후 정보기술(IT) 업계 최대 규모의 IPO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페이스북은 IPO를 통해 16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상장 직후 주가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현재는 연일 상승세를 보이며 시가총액이 110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위터의 상장이 SNS 기업들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평가하며 IPO시 투자자들의 호응도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같은 날 글로벌 호텔체인인 힐튼월드와이드홀딩스도 SEC에 IPO 신청서를 냈다. 힐튼은 이미 IPO를 위해 도이체방크와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 모간스탠리를 공동 주관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힐튼은 이번 IPO를 통해 12억 5000만달러 가량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힐튼은 전 세계 90여개 국가에 약 4000개의 호텔과 리조트 등을 소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힐튼을 인수했던 사모투자펀드 블랙스톤이 주식 시장 호조와 저금리 상황 등을 감안해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자동차기업 크라이슬러 역시 뉴욕증시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5일자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은 크라이슬러가 이번 주 중으로 SEC에 상장 등록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업계에선 크라이슬러의 최대주주인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가 2대 주주인 퇴직자건강보험기금(VEBA)과의 지분 인수 협상에 실패하며 상장을 추진키로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피아트의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최고경영자(CEO)는 "(상장을 위한) 모든 준비 단계가 진행중"이며 "이달 셋째주 안에 서류 제출을 마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르치오네 CEO는 이어 "SEC의 승인에 달렸지만 기업공개(IPO)가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편, 미국 기업들 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들도 뉴욕 증시 상장을 향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침체된 중국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증시에 상장해 보다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의 인터넷포털 바이두의 자회사인 취날은 올 4분기 중 뉴욕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취날이 올 4분기 중 뉴욕에서 IPO를 실시, 이를 통해 1억 50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취날은 지난 2011년 바이두가 여행사업 진출을 위해 인수한 온라인 전문 여행사로, 현재 중국 내 1250개 여행사와 46만 8000개의 호텔, 12만 5000개 항공 노선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최대 규모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 역시 뉴욕 증시 상장을 검토 중이다. 앞서 홍콩 증시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됐던 알리바바는 창업주인 잭 마 회장의 경영권 문제로 인해 뉴욕 증시에 상장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는 상장시 시가총액이 6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
FT는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알리바바가 잭 마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고려해 뉴욕 증시에 상장하는 쪽으로 방향이 기울었다"고 보도했다.
뉴욕 증권거래소는 소수 지분을 가진 창업자의 경영권 방어 등을 위한 이중상장(dual-class structure)을 허용하고 있으나, 홍콩 거래소는 이중상장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중상장이란 의결권 수가 다른 주식을 발행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이중상장이 가능할 경우 1주의 주식에 10개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