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변화 맞춰 채용문 열려
[뉴스핌=김연순 기자] # 지난 3일 부산은행 본점 강당에서 특성화고 신입 사무행원 19명과 가족 및 임직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입행식이 열렸다.
이날 부산은행은 2011년에 채용된 특성화고 계약직 사무행원 10명 모두를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2011년 10명이었던 특성화고 출신 부산은행 신입행원은 지난해 14명, 올해는 19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3일 부산은행 본점에서 열린 특성화고 신입 사무행원 입행식 모습. 사진제공=부산은행 |
은행권 취업 전선에 '특성화 고등학교'가 뜨고 있다. 은행들이 실적악화와 점포폐쇄 등으로 하반기 채용을 확정하지 못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특성화고 출신 행원들에 대한 채용은 활짝 문이 열려 있다. 전원 정규직으로 채용되거나 일정기간 후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등 고용불안 문제도 해소되고 있는 추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올해 하반기 특성화고 졸업자 100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2011년 33명을 시작으로 지난해 하반기에 특성화고 졸업예정자 100명(10명은 현장채용)을 채용한 데 이어 올해도 채용규모를 그대로 유지했다. 동시에 앞서 채용한 금융텔러 132명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주요 시중은행들도 지난 상반기에 이미 특성화고 졸업예정자들에 대한 채용을 완료했다. 우리은행은 2011년 85명, 2012년 200명을 채용한 데 이어 올해에도 138명을 채용했다. 전원 정규직이다.
KB국민은행은 2011년 8명, 지난해 20명에 이어 올해에는 무계약직으로 15명을 선발했고, 신한은행도 2011년 20명, 2012년 85명에 이어 올해에도 40명을 뽑았다. 또한 하나은행이 올해 40명, IBK기업은행이 올해 3월 특성화고 출신 신입행원 110명을 선발한 바 있다.
지난해에 비해 채용 규모가 다소 줄어드는 등 은행마다 차이는 있지만 특성화고 출신 행원들에 대한 채용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고3 학생을 대상으로 선발하게 되니까 통상 상반기에 채용이 확정되고 여름 연수 이후 하반기에 입사를 하게 된다"면서 "학생들의 특성과 능력, 회사 기준에 맞춰 뽑다보니까 해마다 뽑게 되는 정원이 달라지는 경우가 생긴다"고 밝혔다.
은행권의 이 같은 특성화고 출신 채용 확대는 정부의 정책적인 측면이 없지 않지만 최근 지원자의 스펙(specification)이 아닌 능력과 인성, 특기를 중심으로 채용을 확대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과거에는 은행권 취업을 위해 구직자들은 학력과 학점, 영어성적, 자격증 등 이른바 스펙에 올인했지만, 최근 은행들은 스펙을 지양하는 채용을 시도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학점과 토익성적이 좋고 자격증이 많은 사람이 일을 꼭 잘하느냐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다"면서 "이 같은 분위기 변화가 은행권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