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80여곳 폐쇄…"現 인력도 갈 곳 없어"
[뉴스핌=김선엽 기자] 청년층 고용률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 은행권의 취업문은 여전히 좁아 보인다. 상반기 수익이 매우 저조한 탓에 은행들이 인력을 늘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13일 현재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하반기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적자점포를 줄여야 하는 데다가 수수료 인상도 여의치 않아 신규 채용 규모를 놓고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또 전일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6월말 기준 특수은행을 포함한 은행권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은 13.88%로 3월말 14%보다 0.12%p 떨어졌다. 작년 말 BIS 비율은 14.3%였다.
아직까지 금감원이 직접적으로 BIS 비율을 올리라고 지시하지는 않지만 수익성 하락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은행들로선 신규채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은행권은 이미 이달 초 금감원에 점포 축소 계획을 전달했다. 금융권은 전체 은행권이 총 80여개 가량 점포를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하반기 신규 채용 규모는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추는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예년 수준을 크게 밑돌 전망이다.
*시중은행 신입직원 채용 실적 및 계획 |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는 국내대학 졸업자 출신만을 채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상반기 채용인원(해외대학 출신)이 이미 전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던 만큼 하반기 채용 규모도 50명을 넘기 힘들어 보인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적자점포를 줄여야 하는데 거기서 나온 인원들을 어디 돌릴 곳도 없다"며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냥 안 뽑을 수 만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있는 만큼 정부정책과 보조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조직운용상 신규인력이 필요한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은행 관계자는 "인력구조가 항아리형이 되면 안 된다. 위에서 나갈 인력은 나가고 신규인력은 유입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중간에 뚝뚝 끊기면 (조직운영상) 좋지 않다"고 말했다.
금감원 은행감독국 관계자 역시 "시대적 분위기가 있는데 신규채용을 전혀 안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은행의 사회적 책임이 상당하기 때문에 기존 인력을 줄여나가면서 수익성 하락 문제를 헤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