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소통·창의력 등 새 기준 확산
[뉴스핌=노희준 기자] 하반기 은행 공채가 시작된 가운데 학력과 성별, 영어성적, 자격증 등 이른바 구직자에게 요구되는 스펙(specification)을 지양하는 채용 바람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하반기 은행 채용 규모 [자료=각사] |
수은은 수은의 업무 관련 주제에 대한 에세이 심사만으로 서류전형을 대체할 예정이다.
스팩초월 지원자는 오는 11일부터 채용 홈페이지에서 본인 이름만 입력하고 같은날 제시되는 기금 관련 에세이만 작성해서 제출하면 된다.
수은 인사 담당 관계자는 "본인의 실질적인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이 뭔지 고민하다 찾아본 것"이라며 "학점과 토익성적이 좋고 자격증이 많은 사람이 일을 꼭 잘하느냐에 대한 문제제기를 많이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은은 향후 합격자의 업무성과 분석 등을 거쳐 스펙초월 채용이 성공적으로 평가될 경우 타 부문으로도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도 하반기 채용에서 학력, 전공,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는 한편 자격증, 봉사활동, 해외연수경험, 인턴경력 등 스펙을 입사지원서에서 삭제했다.
대신 인문학적 소양과 함께 소통능력·팀워크·창의력을 지닌 인력을 뽑기 위해 지원자가 입사지원서에 기재하는 인문학 도서를 주제로 토론형 면접 등을 실시하고 입사지원서, 필기·면접전형 전반에서 지식과 사고력이 필요한 과제를 제시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하반기 150~200명의 채용을 실시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150명 내외의 인원을 이런 열린 채용 방식으로 뽑는다. 나머지 50명 안팎의 인원은 IT관련 자격증과 전문 자격증(변호사, 회계사, 계리사, 세무사, 감정평가사) 소지자를 대상으로 선발한다.
하반기 220명의 채용에 나서는 IBK기업은행의 경우 4분간 자신의 강점과 잠재력을 자유롭게 홍보할 수 있는 '자기PR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눈에 띈다.
기업은행은 오는 5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자기 PR대회 사전 접수를 받아 주제 참신성과 적합성 등을 기준으로 약 300명을 선발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오는 12일 대회를 벌인다. 자기PR을 잘한 100명에게는 하반기 채용에서 서류전형 우대 혜택을 부여한다.
신입직원 채용은 아니지만, NH농협은행이 최근 도입한 여직원 임신·출산 대체직에 대한 정규직 특별채용제도도 실질적인 성과 중심의 채용 흐름과 닿아 있다.
농협은행은 최근 계약기간이 종료돼 퇴직했지만, 성과가 탁월한 산전후대체직(임시 텔러직군)에 대해 우수직원 2명을 특별채용해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외에도 농협은행과 우리은행 등 대부분의 은행은 학력과 연령, 전공에 차별을 두지 않는 채용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한편, 아직 채용규모를 확정하지 않은 하나, 신한, 외환은행이 있어 유동적이지만, 올해 8개(표 참고) 은행의 하반기 채용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