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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창조경제' 모호, 재벌·금융정책 의문" - 페섹

기사입력 : 2013년08월30일 10:54

최종수정 : 2013년08월30일 11:21

"위기극복 모범적, 현재 건강성은 인정"

윌리엄 페섹 트위터 사진
[뉴스핌=김사헌 기자] 신흥국에서 위기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 속에 오히려 한국이 '승자'란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정부당국자들은 자축할 것이 아니라 모호한 차기 경제모델에다 뒤로가는 재벌과 금융정책으로 '년의 위기'에 직면한 현실을 직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가 쓴소리를 했다.

최근 도쿄에 주재하고 있으면서 29일 한국 블룸버그코리아 론칭 행사에 참석해 기자들에게 발언했던 윌리엄 페섹 칼럼니스트는 이 얘기들을 종합해 30일 자 칼럼("Surrounded by Turmoil, Korea Faces Midlife Crisis")으로 실었다.


그는 "한국은 과거 불길한 경고나 루머를 잘 극복하고 위기의 경험을 토대로 많은 변화를 했기 때문에 지금 다른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한국의 상대적인 회복탄력성을 운위하는 것은 분명히 낡은 주제일 것이지만, 박근혜 정부가 과연 작금의 경제적인 해결과제를 잘 풀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페섹은 이미 선진국 대열로 진입하고 있는 한국의 진짜 문제는 경제의 재창조, 즉 과거 수출에 의존하던 성장모형을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인데 이를 위한 해결과제들이 산적했지만 이를 풀어나가는데 너무 느린 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이 모호하다면서, 일본과 중국에 '낀' 한국이 혁신의 메카가 되고 위험을 감수하는 노력이 변화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박 대통령이 뭘하자는 건지 의도를 진짜 이해하는 사람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그는 슬로건이나 마크 주커버그와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국민들이 기업가정신을 가지라고 명령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싱가포르가 그런 식으로 했다가 실패한 사례를 들었다.

페섹은 "창조경제란 것이 너무 모호하고 개념자체가 계속 변하고 있다"고 지적한 금융시장 전문가나 일본 아베 총리처럼 구조개혁은 없이 신뢰를 움직이려하는 것과 같지 않느냐는 한 정부 관료의 비교 언급을 전하기도 했다.

페섹은 재벌 개혁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 또다른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이번 주 재벌과 회동해 투자를 늘려주면 그에 대한 규제완화 등 대가를 주겠다고 한 것을 보면 대선 당선 약속이 지켜질지 불길하다는 것이다.

그는 박 대통령이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기 위해서 재벌의 힘을 억제하는 것을 약속했지만, 이명박 정부 때 오히려 재벌의 힘을 늘려준 상황에서 당장 집권 5년은 낭비할 시간이 없이 짧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산업은행 민영화를 폐기한 것은 이 정책금융 창구를 통해 기업에 계속 돈을 지원해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면서, 한국이 중국식 관치 금융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한편, 이번 칼럼에서 페섹은 한국이 상대적으로 건강하고 모범적인 위기 극복 사례라는 점은 충분히 인정했다.

그는 한국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4.9%에 달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원화 가치는 저평가된 것으로 평가하면서 내년 성장률이 4%에 이를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 그는 2008년에 자신이 소개했던 한국이 '베어스턴스 경제'로 가고 있다는 경고나 그 2년 뒤에 유럽 위기의 불똥으로 한국이 또다른 아이슬란드가 될 것이란 투기세력들의 관측 등을 극복한 점도 상기했다.

최근 골드만삭스의 전략가가 보고서에서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축소'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는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내린 것을 소개하면서,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금융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방어벽을 높게 쌓은 것은 분명히 지금 성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점까지 인정했다.

하지만 페섹은 "지금 한국 정부 관료들은 샴페인 터뜨리느라 너무 바빠서 현안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날선 비판을 내놓았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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