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재계 주요 대기업이 상반기 실적발표를 끝내면서 본격적인 하반기 경영전략 플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30일 출근경영을 재개하면서 발빠른 하반기 현안과 전략 점검에 나섰다.
이 회장은 비롯해 각 기업 총수들이 여름휴가를 사실상 반납하고 경영구상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휴가시즌이 끝나면 대부분 기업들은 경영의 고삐를 바짝 죌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국내외 경영여건이 녹록치 않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 대부분은 상반기 불황과 경제민주화 이슈에 따라 확장보다는 내실에 코드를 맞췄다. 하지만 하반기는 과감한 선제적 투자와 경쟁력 강화, 내수 살리기에 좀더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선제적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한데다, 일부 업종의 경우 글로벌 질주에 비해 내수가 살아나지 못해 고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감한 투자는 삼성전자가 최근 올해 투자를 24조원 규모로 발표하면서 재계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상반기 9조원 가량을 시설투자에 사용했고, 하반기에는 무려 15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 중이다. 그룹 전체적으로는 올해 52조원 규모의 투자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이 회장은 37일이라는 장기간의 해외체류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출근경영을 재개했다. 연초 세웠던 경영목표를 중간점검하고 하반기 경영전략 전반에 대한 보고를 받기 위해서다. 최근 잇따라 불거진 계열사 안전사고 역시 그가 출근경영을 재촉한 이유로 읽힌다.
삼성 사장단이 일제히 휴가시즌에 돌입한 상황에서 이 회장의 이런 행보는 그룹 전반에 상당한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때문에 휴가가 끝나면 경영목표 달성과 분야별 하반기 공격경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불확실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는 현대차 역시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내수진작에 하반기 경영역량을 집중한다. 정몽구 회장은 하계휴가 이전 이미 하반기 글로벌 전략 마련을 위해 국내외 경영진을 불려 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그는 품질경영과 내실경영을 통한 질적 성장을 지속 추진하고 근본적인 기업체질 개선을 주문한 바 있다.
특히 상반기 부진했던 내수를 하반기에 어떻게 만회할지는 가장 큰 고민이다. 시장 자체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걱정은 더욱 크다. 때문에 현대차는 휴가시즌 이후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나가면서 수입차와 비교해 부족했던 라인업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LG전자는 8월 초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전략 스마트폰 'G2'의 성공적인 출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관련부서의 임원들은 하계휴가를 G2 출시 이후로 미뤘을 만큼 긴장감을 높이는 상태다. LG는 특히 신제품 출시와 함께 구본무 회장이 강조하는 시장선도 제품과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다양한 신제품 개발, 마케팅 전략에 하반기 역량을 모을 예정이다.
총수 부재로 고민이 깊은 SK와 한화도 하반기는 더욱 타이트한 경영전략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SK는 전사적으로 하반기에 16조6000억원의 투자를 마무리해 경영 유연성을 확보하고, 한화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면서 미래 성장동력 사업의 해외시장 개척에 더욱 가속도를 붙일 예정이다.
이밖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상반기 고전한 철강업체들도 하반기는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주력한다. 생산량 확대는 물론 거래선 구축과 판매 확대, 부가가치 창출 사업에 하반기 모든 경영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불황으로 상반기 부진한 기업들이 상당한데 문제는 하반기도 경영여건이 썩 좋아지지 못할 것이란 점"이라면서 "주요 기업 총수들이 사실상 여름휴가를 계획하지 않고 경영구상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이런 측면으로, 휴가시즌이 끝나면 경영의 고삐를 바짝 죌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