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정전협정 위배" 반발 속, SCM·KIDD서 논의 추진
'DMZ 평화의 길' 재개 가능성, 한미 협의 결과가 변수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비무장지대(DMZ) 관할권을 둘러싼 한미 간 현안이 부상한 가운데, 국방부가 남측 철책선을 기준으로 한 DMZ 공동관리 구상을 미국 측에 공식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한미관계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미국 측에 DMZ 관할권 문제를 협의하자고 요청하고, 이를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와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식 의제로 상정해줄 것을 제안했다.

국방부 안에 따르면, DMZ 남측구역(군사분계선 남쪽 2㎞) 중 철책선 이북은 기존처럼 유엔군사령부가 관할하되, 철책선 이남 지역은 한국군이 출입 승인권 및 관할권을 직접 행사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남측 철책 이남은 전체 DMZ 남측구역의 약 30%를 차지하며, 대부분 GOP 등 한국군 주둔 지역이다.
원칙적으로 남방한계선은 MDL 남쪽 2㎞ 지점에 설치돼야 하나, 감시·경계 효율성 등을 이유로 일부 구간에서 철책이 실제로는 더 북쪽에 위치해 있어 '유엔사 관할 구역'과 '실질적 한국군 주둔 구역' 간 불일치가 지속돼 왔다. 국방부는 이 실정적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 행동 기준선을 철책선으로 조정하자는 입장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최근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겸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과 회동을 갖고 해당 구상을 직접 전달했다. 국방부는 이를 "군사적 효율성과 주권적 관할의 조화"로 설명하고 있다.
이번 제안은 여당이 추진 중인 'DMZ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법률' 논란과도 맞물려 있다. 이 법안은 비군사적·평화적 목적에 한해 한국 정부가 DMZ 출입 권한을 행사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나, 유엔사는 지난달 "정전협정 위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유엔사 측은 "DMZ 관할권은 전적으로 유엔사에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국방부의 절충안이 실현될 경우, 중단됐던 'DMZ 평화의 길' 일부 구간 재개방 가능성도 열릴 전망이다. 평화의 길은 2019년 4월 개방됐으나, 전체 11개 코스 중 3개(파주·철원·고성)가 2024년 4월부터 안보상 이유로 통제된 상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1월 고성A코스를 방문해 "DMZ 내부 구간을 단계적으로 다시 열겠다"고 발표했지만, 유엔사는 즉각 "해당 구간은 유엔사 관할에 속하며 보안상 제한된다"고 반박했다.
국방부가 제시한 공동관리안이 수용될 경우, 철책선 이남 지역까지는 한국 정부 주도로 평화의 길을 재개할 수 있어, 향후 한미 협의 결과에 따라 '부분적 관할이전'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안규백 장관은 5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DMZ 관할권 논란에 대한 해결 방안을 고민한 적은 있지만, 유엔사와 공동관리하자는 구상을 해본 적은 없다"며 "유엔사 측에 어떤 제안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것으로 미뤄볼 때, 국방부가 제시한 DMZ 공동 관리안은 국방부 실무선에서 제안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와 유엔군사령부는 현재까지 한국 측 제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유엔군사령부 관계자는 기자의 문의에 대해 "한국 정부로부터 DMZ 관할 관련 공식 제안을 받은 사실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비무장지대는 정전협정상 유엔사의 관할 하에 있으며, 이에 대한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