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억제·달러안정, 적자감축" 등 강조
[뉴스핌=주명호 기자] 벤 버냉키의 뒤를 이를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가 사실상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과 자넷 옐런 연준 부의장으로 압축된 가운데,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옐런보다 서머스를 더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28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4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물가를 억제하고 달러화 가치를 안정화시킬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고 언급했다고 지적하며, 이는 곧 양적완화에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서머스를 차기 의장감으로 꼽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또한 "차기 의장은 추상적인 방법으로 경제성장 및 안정화를 촉진하는 사람이 아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성장 및 안정화 방안은 일반 미국인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방안이 되어야 하며 이에 따라 연준 의장은 한 걸음 물러서 객관적으로 문제를 돌아본 후 '경제성장을 이룩하자'고 확실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바마는 더불어 재정적자 감축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도 내놓았다. 그는 "재정적자를 줄인다면 장기적으로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더 쉬워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재정적자 감축은 공화당이 최우선으로 강조하고 있는 사항이며 서머스도 최근 양적완화책보다 재정정책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백악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거의 교제를 하지 못한 옐런보다는 서머스를 선호할 수 있다는 점은 사실이라면서, 전 백악관 실장 람 이매뉴얼이 "개인적인 친분이 지명 요인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게 영향을 주는 요소인 것은 사실"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반면 민주당 내에서는 서머스가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규제완화를 주도해 금융위기 발생에 기여한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자넷 옐런을 지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미 상원에서는 민주당 의원 중 3분의 1이 옐런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오바마는 직접적으로 후보자의 이름을 거론하는 대신 "특정 후보로 후임자를 좁혔다"라고 밝히면서 "후보자 결정은 향후 몇 달에 걸쳐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