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성 대결 구도로 가고 있어"
[뉴스핌=김사헌 기자] 세계 경제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직 후보군이 자넷 옐런 현 부의장과 래리 서미스 전 재무장관으로 압축된 가운데, 월가는 여전히 옐런을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관심이 과열되자 연준 의장 지명권을 가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그가 9월까진 후임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하자 "가을엔 결정되나 보다"는 기사가 나올 지경.
월가의 분위기는 '옐런 선호'보다 차라리 '서머스 혐오'에 가까운 것 같다. 서머스가 컨센서스를 중시하지 않는 공격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고, 투명성도 높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넷 옐런 연준 부의장(좌).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우). |
오바마가 반드시 누구를 지명해야 하느냐는 의견에서는 옐런이 50%, 버냉키가 12.5%를 각각 차지했드며 심지어 스탠포드대 교수인 존 테일러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12.5%로 불과 2.5%를 차지한 서머스보다는 많았다.
그 사이에 글렌 허바드(7.5%)와 로저 퍼거슨(5%)도 있다. 폴 볼커 전 연준 의장과 마틴 펠드스틴 교수가 서머스와 같은 비중을 차지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통화정책에 대한 전문성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꼽았다. 10가지 덕목 중에서 옐런은 서머스보다 7개 항목이 월등했으며, 상위 5개 덕목에서는 4개가 앞섰다.
또 차기 의장은 버냉키보다 강경파이거나 온건파이면 안 된다는, 즉 버냉키와 기조가 같아야 한다는 의견이 55%를 차지했다.
같은 날 마켓워치는 "수요일 래리 서머스가 차기 의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는 소식에 채권가격이 하락했다"면서, "채권시장은 래리 서머스를 혐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시장을 움직일 가장 큰 변수가 바로 오바마 대통령의 차기 연준 의장 지명이 될 것이라면서, 서머스가 될 경우 시장의 변동성과 수익률이 크게 올라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바클레이즈의 마이클 판드 수석은 "옐런은 버냉키의 또다른 현신이라고 불리는 정도지만, 서머스는 그 보다 덜 온건할 수 있고 또 견해도 옐런보다 덜 확실하게 설명하는 편"이라고 지적했다.
핌코의 토니 크레센치 시장전략가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 겸 부사장은 "채권시장은 옐런을 좋아한다. 투명성 강화와 커뮤니케이션 정책 개선을 계속 추구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후보군의 경우 불확실성이 너무 많아 프리미엄이 요구될 것"이라면서, "버냉키와 마찬가지로 옐런도 '컨센서스'를 존중할 것 같지만 서머스는 그렇지 않을 것 같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도이체방크의 조지프 라보그나 수석미국이코노미스트 역시 크레센치의 분석에 동의했다.
실제로 앞서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서머스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양적완화의 효과가 의심된다"는 발언까지 내놓아 차기 의장 후보로는 부적절한 언행을 하지 않았느냐는 의문도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마켓워치는 다만 차기 의장에 대한 관심은 긴축정책으로 전환이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당장은 서머스에 대한 평가도 나오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뉴욕타임스(NY Times)는 옐런과 서머스의 차기 연준 의장 자리 경쟁이 "캘리포니아걸 대 루빈보이라는 '성 대결' 구도로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의하면 옐런 쪽에는 크리스티나 로머와 로라 타이슨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등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출신의 여성들이 지원하는 반면, 서머스는 클린턴 행정부에 이어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주무르는 로버트 루빈 사단 소속으로 여기서는 티모시 가이트너 전 재무장관과 진 스펄링 오바마 수석경제정책자문역이 서머스 낙점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