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초 이후 가능할 듯
[뉴스핌=이영기 기자] KDB산업은행의 STX팬오션 인수 여부에 대한 결정이 6월 초 이후로 지연될 전망이다. 검토해야 할 방안이 예상보다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당초 사모펀드(PEF)를 통해 인수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산은이 법정관리에서 채권은행들의 사모펀드 참여까지 대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산은 관계자는 STX팬오션 인수와 관련해서 "인수여부와 그 결정 시기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인수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예비실사 마무리 단계에서 인수불가설이 불거져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은 인수구도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세우고 그 실행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권에서는 STX팬오션의 전신인 범양상선이 법정관리를 통해 되살아났듯이 법정관리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데서 시작해 우리은행이나 NH농협은행 등이 산은이 설정하는 사모펀드에 참가하는 방안까지 검토되는 것으로 관측한다.
이에 산은의 STX팬오션 인수여부의 결정은 당초 6월초 보다는 늦은 그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투자은행(IB)관계자는 "산은이 PEF에 산은그룹멤버를 참여시키는 대신 기존의 채권은행 등이 PEF멤버로 출자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것"이라며 "이 경우 기존 채권과 PEF출자금간의 자본비용(BIS비율충족에 필요한 자본)만 비교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기존채권을 출자전환할 것인가 하면 얼마나 할 것이며, PEF의 출자규모와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가 등의 여러가지 선택방안이 만들어질 수 있고 그 작업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당초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를 PEF에 출자자로 참여시키는 구도가 STX팬오션의 예비실사 마무리 단계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된 것도 이 관계자의 말에 신빙성을 더해 준다.
그간 산은PE가 STX팬오션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출자자 모집이 관건이었고, STX팬오션의 영업환경에 대한 불확실이 큰 상황에서 이들이 투자의사 결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다.
법정관리가 검토되고 있다는 금융권의 관측도 이런 이유에서 나온 것으로 대한해운처럼 법정관리를 통해 무를 일정부분 조정하고 매각한다는 대안인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업황 회복이 이뤄진다면 STX팬오션의 전신인 범양상선처럼 성공적인 매각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은은 PEF를 통해 STX팬오션을 인수하더라도 정책금융공사·하나·우리·농협·신한·국민은행 등 다른 채권단의 지원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STX팬오션에 대한 주요 채권단의 채권금액은 산은과 정책금융공사가 각각 2000억원과 1850억원,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이 각각 950억원과 559억원이고, 하나은행 760억원 등 기타가 약 6500억원 내외다.
또 STX팬오션에 대한 산은의 보유지분율은 14.99%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