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근혜vs아베] ② 근혜노믹스 초라한 100일…'멍석깔기' 넘어설까

기사입력 : 2013년05월28일 11:26

최종수정 : 2013년05월29일 12:32

- 중장기 성장률 회복과 일자리 창출 등 패러다임 전환 급선무

박근혜 정부가 오는 6월 4일 출범 100일을 맞는다. 지난 2월 25일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은 제1 국정기조로 경제부흥을 내걸고 일자리 창출과 사회양극화 극복을 위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경제정책의 기본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출범한 일본의 아베 정부가 대규모  양적완화와 엔저 등 경기부양책을 펴면서 세계경제뿐만 아니라 한국경제 전반에 커다란 변동성을 촉발시키고 있다. 올해 창간 10주년을 맞은 뉴스핌은 박근혜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근혜노믹스'와 '아베노믹스'의 현황과 성과를 진단하고 한국경제의 위험과 기회,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註] 

[뉴스핌=이기석 김사헌 권지언 기자] 일본은 막대한 엔화 가치 평가절하의 효과로 기업 실적이 크게 개선됐지만, 한국의 경우 지난 5년간 이명박 정부에서 이미 '고환율정책‘을 편 이후 조정기를 거치고 있다.

◆ 근혜노믹스 이제야 ‘시동’, 아베노믹스는 ‘피로감’

하지만 박근혜정부는 17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고, 상반기 60% 넘는 재정을 배정하겠다고 밝히고 주택대책을 추가하는 등 최근에 경기부양에 나섰다.

한국은행(BOK)도 금리인하에 나서면서 이런 의지에 화답했고, 외환당국은 개입 수준이 다소 낮은 미세조정(smoothing operation)에 나서면서 아베노믹스에 따른 악영향을 차단하고 있다.

재계도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에 화답하고 있다. 삼성이 기초과학 육성 등에 장기적으로 1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을 설립키로 했다. 또 박근혜정부 5년 동안 5만 명의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하는 프로젝트로 발표했다.

LG는 중소기업 동반성장 방안으로 그룹 시스템통합, 광고, 건설 등의 내부 일감을 연간 4000억원 정도 중소기업에 개방하고, 마곡산업단지에 추진하는 ‘LG사이언스파크’ 조성 규모를 늘리고 인력과 투자비도 확대키로 했다.

앞서 현대차는 연간 6000억 원 규모의 광고와 물류 일감을 중소기업에 주기로 했고, SK그룹도 SI 계열사인 SK C&C가 내부일감을 14% 줄이기로 했고, 연말까지 비정규직 58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이에 비해 일본은 최근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성과 함께 ‘아베노믹스’에 대한 피로감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아직 본격적으로 설비투자에 나설 움직임이 없다.

게다가 일본은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모든 경제 외교적 이슈들이 정치화되는 조짐이고, 숨어있던 내부의 극우파, 군국주의에 대해 대내외의 우려가 제기된다.

일본 정부가 기획하는 대규모 부양책과 자산사격 상승이 소득과 지출, 그리고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은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가 살아나지 않는 한 불가능한 것이다. 일본의 실질 임금은 아직도 위축되고 있기 때문에 소득과 지출의 선순환도 아직 완전한 것은 아니다.

기업 설비투자를 6~9개월 앞선 선행지표인 핵심기계 수주는 2/4분기에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 면에서도 2년 내 물가상승 2%를 목표로 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이지만, 당국 내에서도 이런 목표가 달성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제기될 정도다.

◆ 아베노믹스 3개의 화살, 정치적 요인도 봐야

‘아베노믹스‘의 통화팽창, 재정지출, 구조개혁이라는 세 가지 화살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 BOJ의 완화정책 규모는 GDP의 35%에 달하는 금액으로 G4(연준 20%, 영란은행 26%, 유럽중앙은행 28%) 중 가장 크다.

두 번째 화살에 해당하는 재정정책 역시 공격적 규모를 자랑하는데, 아베 정부는 공공지출을 13조1000억 엔 가량 확대하고 이 중 절반을 국채 발행으로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일본의 GDP대비 부채 비율은 230%가 넘을 전망이다.

세 번째 화살도 이미 일부 추진상황이 확인된다. 성장전략인 이 화살은 과감한 투자와 경쟁의 장벽을 제거할 구조개혁이 핵심이다.

참의원 선거라는 시험대를 앞둔 시점인 데도 불구하고 아베 정부는 농촌 지역과 일부 계층의 지지율을 잃을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선언했다. 유럽연합과의 경제동반자협정과 한중일 3국 자유무역협정(FTA)까지 동시에 추진하는 과감한 자세를 드러냈다.

여성과 노인의 경제활동참가를 이끌어 내는 대책들도 내놓고 있고, 대출 강화와 중소기업 지원, 다양한 경제 구조 개혁을 위한 작업을 개시하고 있다. 아베 정부는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고, 대기업들에게도 임금을 인상할 것을 공개적으로 주문했다. 기업들은 기본급 대신 상여금이나 수당을 인상하는 식으로 성의를 보였다.

하지만 정치적 행보에선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평화헌법의 근간이 되는 헌법 제9조의 수정과 군 창설을 약속했지만, 이 같은 약속은 참의원 선거에서 충분한 의석수를 확보한 다음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계속 70%를 넘던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헌법 제9조 개정이나 원자력발전소 재가동과 같은 민감한 이슈에 직면해 흔들리고 있다. 극우파의 망언도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정부는 중국과 영토분쟁, 의원들의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 과거 전쟁과 식민지지배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태도 등 보수주의적 전통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했지만, 극우파인 ‘유신회’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최근 미국 정치권과 주변국에서 그의 과거사에 대한 인식을 문제 삼고, 나아가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군국주의적 기획의 부활을 염려하는 시각이 제기되기도 했다.

자산시장의 부양과 경제적 성공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쟁점은 점차 정치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의 동맹을 굳건하기를 바라는 아베 총리는 거침없는 보수주의자적 태도를 보였다가 한 발 물러서는 다소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아직은 지켜볼 대목이 많다.

이미 전쟁을 경험한 나라로서 군국주의에 기반한 경제 부활이라는 유혹이 제기될 것이란 지적도 있지만, 미국과의 관계  속에서 현재의 지위에 올라선 이상 무리한 독자 노선을 추구하다가는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지금 일본 정치 지도부는 잘 알고 있다.

◆ 박근혜정부 해야 할 일 많다. 멍석 깔기 수준 넘어서야

박근혜정부는 경제주체가 뛰어놀 마당을 만들기 위해 할 일이 태산이다. 하지만 출범 100일을 맞이하는 즈음 여전히 출범 당시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기대는 줄어들고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앞선다.

최근 리얼미터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불과 50%를 조금 웃돌고 있다. 역대 대통령의 집권 초기 지지율이 최소 70%는 넘었다는 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박근혜정부는 정권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불통’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정부조직개편이 늦어졌고 장관 인사도 부적격 및 전문성 결여 등의 자질 논란을 겪으며 지연됐다. 그 결과 정부의 하부 인사도 연쇄적으로 늦어졌다.

무엇보다 박근혜정부는 스스로 일할 체계와 정책집행 여건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온갖 시행착오를 심하게 겪으면서 국가적 에너지를 한 데 모으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한테 새 시대, 새 희망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행복시대가 과연 올 것인지 걱정 어린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북핵 등 안보위기 상황까지 이미 겹친 상태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순방 중 사상 초유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태까지 터졌다. 내우외환(內憂外患) 속에서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챙기는 일에 집중할 여력을 잃어버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박근혜정부가 출범 100일을 계기로 정부 내적 시스템을 정비하고 정책의 집행체계를 바로 잡을 때라는 지적이 많다. 이제 시작한 ‘멍석깔기’ 수준을 넘어 제대로 일을 하는 역량을 제대로 보여줘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이는 집권 여당 내에서도 주문하는 바이다.

새누리당의 최경환 신임 원내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정부조직법 통과도 늦었고 인사도 기대에 못 미친 부분이 있다. 소통의 문제도 제기됐는데 그런 부분은 아쉽다”며 “더 이상 시행착오는 용납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제난 등 여러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한 것은 평가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이제 정말로 심기일전해 제대로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근혜정부는 경제부흥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격랑을 거친 이후 내실을 다져가면서 중장기 성장률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의 균형과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일을 도모해 가겠다고 선언했다.

성장과 복지 간 균형, 수출과 내수 간 균형을 추진하고, 이를 위해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를 구현함으로써 이에 부응하겠다는 국정기조를 핵심축으로 삼겠다고 했다. 부총리 제도를 5년만에 부활시키면서 정책적 역량을 모아가겠다는 의지도 밝힌 바 있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향후 국정과제를 실천하고 이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위험요인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국민과의 소통, 보완대책 마련, 국회와의 협조 등에 각 부처 장관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 노력해 달라”며 새삼 각오를 다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김사헌 권지언 기자 (reuha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