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일본 정부가 20일 제출한 5월 월간경제보고서에서 경제의 현재 상황 기조판단 문구를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며 두 달 만에 회복세로 판단을 상향조정했다.
앞서 일본 내각부는 4월 보고서에서 "일부 약한 부분이 남아 있지만 최근 회복 움직임이 보인다"는 잠정적인 판단 문구를 사용했다.
내각부는 1월까지만 해도 경기가 약하지만 부분적으로 하락이 중단되는 조짐이 있다고 판단했다가 2월에는 경기 하락이 그치고 있다고 판단해 여전히 경기가 하강한다는 평가를 유지했다. 그러나 3월부터는 경기가 일부 약점이 있지만 최근 회복 조짐이 있다는 쪽으로 판단을 점차 높여잡았다가 이번에 '완만한 회복'이란 회복세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일본 경제의 장래의 전망에 대해서 5월에도 4월과 마찬가지로 "수출 여건 개선과 경제 대책, 금융정책의 효과를 배경으로 해 경제주체의 신뢰가 개선되는 데 힘입어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는 판단을 실었다.
또 이번 보고서에서도 물가는 완만한 디플레이션 국면에 있다는 평가를 유지했지만, 앞선 보고서와 달리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있다"는 문구를 삽입해 물가 전망에서도 낙관적인 면을 드러냈다.
아마리 아키라 경제·재정담당상은 이날 오전 5월 월례 경제보고서 발표 이후 기자들에게 "기조판단을 상향조정한 것은 보통은 수출이 견인하는 회복세가 아니라 소비가 경기 회복을 견인한 데다 설비투자 감소폭이 줄어들면서 선행지표인 기계수주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지난 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3.5%에 달하는 등 V자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마리 경제상은 앞으로 설비투자가 증가세로 돌아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경제에 대해서는 미국 경제가 견조한 반면 중국과 유럽 경제의 불안요인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경제의 '편차'가 일본 경제의 하방위험으로 작용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번 일본 정부의 긍정적인 경기판단은 4월에 구로다 하루히코 신임 총재가 이끄는 일본은행(BOJ)이 강력한 완화정책을 실시한 이후 5월 들어 달러/엔 환율이 100엔을 돌파하고 닛케이225 평균주가지수가 1만 5000엔을 넘어선 가운데 나온 것이다.
한편, 이날 일본 경제보고 관계 각료회의에서 구로다 BOJ 총재가 최근 금리 상승에 대해 "주가 상승과 함께 미국 금리 상승이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한 뒤 "다른 국가의 장기금리도 상승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발언을 한 것이 알려졌다.
구로다 총재는 경제와 물가의 전망이 개선되면서 금리가 서서히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언급하면서, 중앙은행의 대규모 국채 매입에 따른 강한 금리 하락 압력 때문에 장기금리가 급등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내각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구로다 총재의 금리 상승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발언은 일본 국채시장에 악재로 작용, 주춤했던 일본 국채금리가 다시 급등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