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일본의 '아베노믹스'로 촉발된 유동성 홍수에 대해 아시아 주변국들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4일 투자은행 전략가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씨티 프라이빗 뱅크의 존 우드 아시아 수석 전략가는 "현재 일본에서 풀리고 있는 유동성은 일단 자국 내 증시와 국채 시장으로 몰리고 있지만 BOJ의 2% 물가 상승률 목표치가 달성된다면 자금의 흐름은 외부로 향할 것"이라며 이 같은 우려를 제기했다.
국채 시장에서 BOJ에 밀려난 일본 투자자들은 고수익과 강력한 성장 전망을 배경으로 아시아 증시나 국채 시장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일본 은행권은 태국과 인도네시아와 같은 기반시설 투자 프로젝트에 앞다퉈 저리의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조짐은 일본 재무성의 주간 투자동향보고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5월 4일까지 2주간 일본 투자자들은 해외 채권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전까지 일본 국채에 대한 투자를 선호했던 흐름에서 벗어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아베노믹스의 자금이 모든 아시아 국가들에 환영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인플레이션 압력은 통제되는 모습이지만 아시아 주변국들은 이미 서방 국가들의 완화정책으로 경쟁력 약화와 함께 자산 거품 및 신용 팽창 등을 걱정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에 이어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일본의 양적완화에 따른 버블 리스크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라자트 나그 ADB 사무총장은 뉴델리에서 열린 연례회의를 통해 "일본과 다른 국가들의 양적완화는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자산 버블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홍콩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 4년간 두 배 이상 상승했으며 필리핀 증시는 이제 주가수익률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씨티의 조안나 추아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용이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금융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이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각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에 대한 압박은 가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우려에 한국과 호주는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등 일련의 조치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다른 정책 당국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개인 부채에 대한 우려로 곤경에 처한 상태다. 일부 국가들은 자본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조안나 추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최근 허위 수출 거래 내역을 단속하고 나선 것 역시 내부로 들어오는 자금을 감시한다는 측면에서 거시건전성 정책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필리핀 정부는 홍콩과 싱가포르의 선례에 따라 부동산 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