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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稅)테크'에서도 귀재인 애플..회사채 발행의 이면

기사입력 : 2013년05월02일 09:31

최종수정 : 2013년05월02일 09:31

해외현금 본국 송환보다 회사채발행 비용이 훨씬 적어..주주도 달랠 수 있어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참으로 스마트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법을 어긴건 아니지만 '도의적' 책무를 피하고 있다고 비난해야 할까.

애플의 회사채 발행에 대한 평가 얘기다.

현금을 산더미같이 쌓아 놓고서도 비금융권 사상 최대 규모(170억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이유는 대체 무얼까. 지난 1996년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살아있을 때 채권을 발행했던 적이 있었지만 그 때는 가진 현금이 없어서였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현금을 쓸 일은 생겼는데 그 현금을 쓰려면 세금을 많이 내야하게 생겼으니 더 '싼 돈'을 쓰기 위한 의도인 것.  

애플이 가진 현금은 1450억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미국 내에 갖고 있는 현금은 450억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1000억달러는 나라 밖에 있다는 얘기. 이 돈을 국내로 송금하면 세금을 물어야 한다.

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무디스 애널리스트를 인용, 보도한데 따르면 애플이 해외에 있는 돈을 가져와 주주들에게 줄 때 세금으로 내야 할 돈은 90억달러에 달한다.

해외에 있는 현금을 미국으로 송금하면 법인세율 35%가 적용돼 그렇다. 무디스의 제럴드 그라노브스키 애널리스트는 "만약 애플이 본국으로 170억달러를 송금하려 한다면 세금까지 260억달러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채권 발행을 통해 이자에 대해 내는 세금은 그러나 3억달러 밖에 안 되니 더 매력적인 수단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출처=포브스)
이렇게 비용을 아낄 수 있는데 굳이 해외에서 돈을 가져올 이유가 없다. 

게다가 애플은 최고의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회사는 아니지만 워낙 채권시장에서 인기가 있어 투자자들이 돈을 빌려주지 못해(채권을 사지 못해) 안달일 정도인 기업 아닌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애플이 3~30년 만기로 6종류의 채권(iBond)을 발행하겠다고 했더니 170억달러만 모으면 되는데 500억달러가 넘는 돈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이렇게 싸게 조달한 돈으로 주가가 많이 떨어져 화가 나 있는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향후 3년간 주주들에게 배당 등을 통해 1000억달러의 돈을 돌려줄 방침이다. 사퇴설까지 나오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통해 자리보전을 할 수도 있을 지 모르니 '일석삼조'라고 할까.

한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된데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세전이익 557억와 관련한 소득세를 내기 위해 140억달러의 충당금을 쌓아뒀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적용되는 세율은 25%에 해당된다. 해외 세전이익 368억달러에 대한 충당금은 7억1300만달러다. 이 때 세율은 불과 2%다. 애플은 세테크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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