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는 펀드 손실 입고도 재투자, 1290억 손해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기획재정부가 한국투자공사(KIC)가 위탁운용사와 수탁은행을 선정할 때 특정 운용사와 은행을 선정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정부가 KIC운영위원회 민간위원 12명을 직접 지명하는 등 부당하게 지시 및 감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공기업 경영관리실태 2차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재정부는 KIC가 2010∼2011년 위탁운용사와 수탁은행을 선정할 때 특정 운용사와 은행을 선정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현행 한국투자공사법에 따르면 재정부는 KIC의 업무와 관련해 보고를 명령하거나 지시, 감독 등을 해서는 안 된다.
또 지난 2009년 이후 선정된 KIC 운영위원회 민간위원 12명이 모두 재정부가 지명한 인물이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재정부장관에게 앞으로 KIC 업무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요구하고 위탁운용사를 부당하게 선정한 KIC 관련자를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이와함께 KIC가 위탁운용사 선정과정에서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KIC는 지난 2008년 3월 A운용사의 글로벌 성장주 펀드에 3억 달러를 맡겼다. 그러나 2009년 4월까지 약 1년 간 이 펀드는 무려 47%의 손실을 기록했다.
KIC는 2009년 10월 정상적인 선정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이 회사의 다른 펀드에 또 1억3000만 달러를 위탁했다. 그러나 이 테마주 펀드 역시 2011년 10월 계약을 해지할 때까지 269만 달러의 손실을 냈다. 결국 KIC는 A사의 2개 펀드에서 총 1억1500만 달러(약 129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감사원은 KIC 사장에게 앞으로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이 규정에 맞게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하라고 주의 조치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