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산역세권 개발회사 부도 영향은 제한적
[뉴스핌=이영기 기자] 회사채 공모발행 물량이 대폭 축소됐다. 수요가 많은 사모 회사채(사모사채)와 1년 이상 장기CP(기업어음) 등의 선발행이 늘어난 영향이다.
회사채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수요는 여전히 풍부한 가운데, 용산역세권 개발회사의 지급불능 사태는 이 부정적 영향이 기존에도 찬밥 신세인 한계등급 회사채에 국한될 전망이다.
18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이번주 공모 회사채 발행은 총 2건, 2500억원으로 SK증권이 오는 19일 발행하는 500억원과 만도가 오는 22일 발행하는 2000억원이 전부다.
지난주 9건, 1조3900억원에는 비교할 수준이 못된다.
회사채 시장은 이 이유를 사모사채와 장기CP를 통한 자금 선조달에서 찾는다.
우선 오는 5월부터 만기 1년 이상인 장기CP는 회사채와 마찬가지로 관련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 이에 기업들은 5월이 오기 전에 필요자금을 미리 조달하려 한다.
실제 올해 지난주까지 ABCP(담보부CP)를 제외한 CP발행잔액은 총 59조7000억원대로 이는 전년동기 53조9000억원대에 비해 6조원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사모사채도 올해 들어 벌써 발행규모가 1조5000억원에 이르렀다.
증권사가 우량등급의 회사채와 신용부도스왑(CDS) 매각대금을 편입시켜 만드는 고수익상품 CDS-ABCP의 영향이다.
증권사들은 수익률을 더 높이기 위해 회사채 발행 수수료 등을 아낄 수 있는 사모사채를 대량 편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지난달까지 현대제철, GS칼텍스, 롯데쇼핑, SK에너지 등이 사모사채를 발행했고 이달에도 현대하이스코와 LG유플러스가 총 2100억원을 발행했다.
발행시장의 한 관계자는 "용산개발이나 공시 회피의 영향은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5월부터 도입되는 1년이상 장기 CP 공시제도와 증권사가 만든 상품 CDS-ABCP 때문에 공모회사채 발행이 줄어든 것"이라고 관측했다.
용산 역세권 개발회사의 부도 영향은 찾아볼 여지는 거의 없어 보인다. 그 영향이 있다면 기존에도 기피되던 한계등급 회사의 발행물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한 회사채 전문가도 "이번주 회사채 발행물량이 준 것은 CP공시제도 변화와 증권사들의 상품개발에 따른 발행 형태가 변한 것"이라며 "용산역세권 개발관련 CP등 2조4000억원은 코레일이 상환할 것이므로 회사채 시장이 다시 얼어붙는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회사채 시장경색 때문은 아니지만 정보공개를 꺼리는 기업입장에서는 한동안 사모사채에 대한 수요와 CP에 기대어 공모 회사채 발행을 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