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금리 추세 심화로 A등급 이하에 몰려
[뉴스핌=이영기 기자] 개인투자자들이 저등급 회사채 투자에 적극 나서 경고등이 켜졌다.
저금리 현상 지속으로 우량 등급 회사채의 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보다 낮아질 지경에 이르자, 금리가 높은 저등급 회사채에 투자가 크게 늘었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공급부족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해석과 고금리 저등급 회사채 수요증가라는 의견으로 갈리고 있다.
8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불거진 정크본드와 같은 하이일드 채권의 거품 논란이 우리나라에도 번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회사채 시장은 동서발전과 같은 초우량 기업의 회사채 발행금리가 잠정 2.76%로 한은 기준금리 2.75%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오는 13일 발행될 금리가 최종 결정되는데 국고채 3년 금리가 떨어지고 있어 0.01%p만 전 영업일보다 내려도 기준금리 이하가 된다.
이같이 자금시장에서 저금리 추세가 심화하자 A등급 보다 더 낮은 BBB등급 이하에 개인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증권사의 한 크레딧애널리스트는 "비록 일부에서는 기관투자자들이 A등급에 몰리는 것을 발행물량이 적은 데 따른 착시현상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저금리 지속으로 A등급 이하 채권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개인투자자들이 낮은 등급의 회사채에 투자할 때는 특히 발행사의 위험을 한 번 더 점검하는 조심성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저등급 회사채 투자에 대한 경고는 글로벌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크본드에 대한 거품논란과 매우 닮았다.
최근 선진국의 초저금리가 지속하면서 높은 수익의 투자대상이 드물어지자 신용도가 낮지만 수익률이 높은 하이일드 채권으로 돈이 몰려 거품이 생겼고 곧 붕괴한다는 위험이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5일 "블랙록과 스테이트스트리트 등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정크본드를 대량으로 공매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정크본드가 부도날 때를 대비해 투자자들은 서둘러 보험에 들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하이일드는 만기가 있기 때문에 최종가치가 정해져 있어, 매매차익을 추구하기 위해 일어나는 일반적인 거품과 다르다는 반박도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얼라이언스번스틴의 하이일드 채권 담당 거숀 디슨펠드(Gershon M. Distenfeld)는 최근 한 조찬간담회에서 "현재 하이일드 채권 시장을 거품으로 진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거품처럼 큰 차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자소득을 위해 투자자들이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