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금리, 0.4% 수준까지 떨어질 수도
[뉴스핌=우동환 기자] 일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아베노믹스'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102조 규모의 일본 국채 시장도 마침내 파티에 동참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일본은행(BOJ)의 추가 부양 기대감에 최근 엔화의 가치는 달러에 대해 3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증시는 2008년 9월 이래 고점을 기록한 바 있다.
국채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은 일본은행(BOJ)이 디플레이션 타개를 위해 수십 조엔 이상의 자금을 국채 시장에 투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일본 국채로 몰려들고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지난 5일 일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일시 0.585%까지 하락하면서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 4일 일본 정부가 차기 BOJ 총재로 내정된 구로다 하루히코가 디플레이션 타개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언급한 후 일본 국채 20년물과 30년물 장기국채 수익률은 수년래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과거 모간스탠리 MUFJ 증권에서 금리 전략가로 활동했던 오하시 히데토시는 "시장에서 온통 매수 주문뿐"이라며 "이는 수개월 내에 조정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추세라면 일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한 달 내에 0.4%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BOJ는 무려 948조 엔의 부채를 짊어진 일본 시장에 충격 없이 인플레이션을 유도할 수 있다는 쪽에 내기를 건 상황이다.
앞서 BOJ는 양적완화를 통해 물가 하락세에 대응했으며 최근에는 최대 101조 엔의 자금을 투입해 3년간 국채나 해외자산 등을 매입한다는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새롭게 일본 총리에 오른 아베 신조는 중앙은행에 더 공격적인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예정대로 구로다가 BOJ 총재로 임명되면 이르면 4월 정도에 중앙은행 관료들이 거부했던 일련의 완화조치를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10조엔 규모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 확대와 함께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국채에 대한 매입 계획도 포함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지금까지 BOJ는 부채에 대한 우려에 최대 3년 만기 국체로 자산 매입 대상을 한정했다.
애널리스트와 이코노미스트들은 BOJ의 이 같은 매입 프로그램이 국채 가격을 지지하는 한편, 금리과 자금조달 비용을 낮은 수준에서 머무르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채 수익률이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면 결국 투자자들은 국채 시장에서 벗어나 고수익 자산인 부동산과 증시에 투자하게 될 것이며, 이는 곧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경제가 인플레이션으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BOJ가 어떤 식으로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회수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장기간 지속했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의 중단과 더불어 경제 활동의 가속화는 금리의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치바은행의 수고 조지 국장은 BOJ가 금리의 갑작스러운 급등에 대한 우려로 장기 국채와는 다소 거리를 두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 국채의 가격이 단기 국채에 비해 수익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솜포 재팬 니폰코아 자산운용의 히라마츠 신지 선임 투자 매니저는 현재 7년 만기 국채에 대한 매입은 안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수익률과 가격 수준에서는 20년 이상 만기 국채에 대한 투자는 불안하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