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성적 이슈에 '내성' 생겨…추가 도발 영향은 배제 못해
[뉴스핌=정탁윤 기자] 지난 12일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했지만, 내성화된 '코리아 리스크 학습효과'로 현재까지 한국 경제에 미친 영향은 극히 제한적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의 추가 도발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 커질 우려도 남아 있긴 하지만 단기충격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 금융시장은 단기 변동성을 보이긴 했지만 이후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역시 북한의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영향을 받지는 않을 전망이다.
국제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피치는 지난 14일 기획재정부에 현재 ‘AA-’인 한국의 신용등급과 ‘안정적(Stable)’인 신용등급 전망을 유지한다고 공식 통보했다. 피치는 지난해 9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상위 네 번째 등급인 ‘AA-’로 한 단계 올렸고 6개월∼2년 후의 신용등급 조정 방향을 나타내는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이날 피치는 "지난해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북한과 관련한 지정학적 위험까지 고려한 것" 이라며 "군사적 충돌이나 갑작스러운 북한의 붕괴 위험이 여전히 적은 만큼 최근 북한의 핵실험이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밝혔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무디스도 '북한 핵실험에도 불구, 한국에 대한 신용등급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우리 외환 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외부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국내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이 이번 북한 핵실험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은 것은 그 만큼 한국경제가 북한리스크에 대해 내성을 키웠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지난 1·2차 핵실험 때보다도 주가 낙폭이 적었고, 주가의 복원도 빠르게 진행된 것이 오히려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 표 :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
그는 "북한 변수가 단기 변동성 요인에 그쳤다는 과거의 경험을 이번에도 적용하는것이 유효하다"며 "주가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북한’이 아니라 '외국인'과 '엔달러'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북한관련 이슈로부터 내성이 생겼고, 대외 개방적 구조로 인해 글로벌 경제의 영향이 더 커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핵실험으로 북한의 실질적인 핵무장이 가능하다는 점이 드러났고, 한국이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의 정권 교체기라는 점, 금융제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강경 제재와 북한의 추가 위협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한반도의 긴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유 연구원은 "금번 핵실험의 기술적 수준과 북한의 추가적인 동향에 따라, 앞으로 금융시장이 영향 받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국제 사회의 압박을 고려할 때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우리나라 신용등급 강등과 같은 외부 충격이 도래할 여지도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