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
얼마전 정기인사를 마친 LG전자는 갑작스럽게 TV사업부장을 전격 교체했다. 구 부회장의 인사스타일상 각오를 단단히 한 모양 이다. 구 부회장의 경우 좀처럼 사람을 바꾸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다음 수순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LG전자가 그룹의 경영진단을 받게 됐다. LG전자는 단순한 정기적인 진단이라는 입장이나 업계 안팎에서는 보는 시각은 다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LG전자의 TV사업이 심각한 수준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구 부회장을 움직였다는 의견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그룹으로부터 오는 18일부터 4월 12일가지 8주간 HE사업본부에 대한 경영진단을 받는다. LG그룹에서 감사 업무를 맡고 있는 ‘정도경영 태스크포 스(TF)’는 최근 HE사업본부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공문을 보냈다.
LG전자 관계자는 “몇 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라며 “지주회사 체제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주요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을 한다”고 말했다.
앞서 LG전자는 TV사업부장을 전격 교체했다. 이인규 전략기획 담당 상무가 TV사업부장으로 전격 발탁되고 기존 노석호 TV사업부장(전무)은 미디어사업부장으로 보직이동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차세대TV에 경험이 많은 이인규 상무를 발탁한 것”이라며 “인적쇄신 차원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업계에서는 TV사업부의 수익성 악화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LG전자 HE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부터 급감했다. 지난해 2분기 5.7%까지 높아 졌던 영업이익률은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3분기 0.8%를 기록한 후 4분기에는 이보다 더 떨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4분기 업계에서는 업체간 경쟁이 심화된다”며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게 돼 영업이익률이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악화뿐 만이 아니다. 경쟁이 심화된 전세계 TV시장에서 LG전자는 엄청난 양의 마케팅비를 쏟아 붓고 있지만 경쟁사인 삼성전자와의 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3분 기 디스플레이서치 기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시장 점유율은 각각 25.2%, 14.0%로 여전히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다만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그룹 경영진단 후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처럼 HE사업본부도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