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강세, 수출주도 회복 걸림돌 될까 불안
[뉴스핌=권지언 기자] 일본의 대대적인 통화 완화정책에 대해 유럽이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22일(현지시각) BOJ가 인플레이션 목표 인상과 무제한 자산매입이라는 완화 카드를 제시하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기독민주당 고위 관계자인 마이클 마이스터 의원은 엔고 저지를 위한 이번 조치가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내달 일본에서 정부 관계자들과의 회동을 앞두고 있는 마이스터 의원은 일본의 정책노선 변경을 촉구하기 위해 선진20개국(G20)으로부터 지원을 호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경쟁국들이 무엇을 할 수 있겠냐”면서, “우리 모두가 현명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BOJ를 따라 경쟁적인 자국통화 평가절하에 나서 우리 모두가 피해를 입게 되는 악순환(환율전쟁)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머빈 킹 영란은행(BOE) 총재도 주요 경제국들의 경쟁적 통화 평가절하 가능성에 영국 관계자들 역시 우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럽 리서치기관인 유로인텔리전스 소속 이코노미스트들은 BOJ의 이번 조치를 “골칫거리”라고 표현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 중 가장 타이트한 통화정책을 구사하는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즈(FT)는 최근 기지개를 펴고 있는 유럽 경기와 맞물려 유로화가 강세 조짐을 보이고 있던 터라, 특히 유로존이 일본서 시작된 환율전쟁이 오히려 유럽의 경기 후퇴로 이어질지 않을지 노심초사 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유로화는 유로존 붕괴 불안감이 고조에 달하던 지난 여름 이후 무역가중 기준으로 7% 가량 회복된 상태다.
이 같은 유로화 강세가 각국의 통화절하 움직임으로 가속화될 경우 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유럽 관계자들은 환율전쟁 경계 목소리에 더욱 힘을 싣고 있는 것.
앞서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운운하면서까지 환율전쟁을 경고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FT는 유로존 위기 해결에 있어 ECB의 추가 조치를 탐탁지 않아 하는 바이트만 총재는 유로화가 오를수록 ECB의 추가 조치를 둘러싼 논란이 가속화되는 것이 신경쓰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로/엔 환율 추이 [출처:로이터] |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