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홍 한국투자증권 목동지점장
27일 우리증시는 배당락일에도 불구하고 개인과 기관의 매수에 힘입어 소폭 상승하며 마감했다. 지난 26일 미국증시가 재정절벽 우려가 지속되면서 하락했다는 소식에 약보합에서 출발해 19거래일 만에 매도세로 돌아선 외국인의 영향 등으로 지수는 장 중 약세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지수는 장 후반 반등에 성공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12월 결산법인의 현금배당을 고려한 이론적 현금배당락지수를 산출한 결과 코스피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23.54P(-1.19%) 떨어지더라도 사실상 보합을 의미한다고 추산했다.
또한 SK텔레콤, KT, 한국쉘석유, 동국제강, KT&G 등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세를 나타내며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했으나, 개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에 힘을 실어줬다.
올 한해도 이제 끝이 났다. 28일 폐장일을 끝으로 2012년의 투자도 일단락 지어진다. 이제 2013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올해의 주요 증시 키워드를 통해 내년을 예측해 볼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생각하는2012년의 증시 키워드는 바로 저성장, 정치테마주, 주요국의 정권 교체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재정위기의 여파로 인해 저성장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 역시 바오바(8%대 경제 성장)를 포기하고 7.5% 성장을 목표로 삼으며 저성장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런 기조가 이어지면서 경기민감주로 불리우는 화학, 조선, 철강 등의 한국을 대표하는 업종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고 이 와중에 등장한 것이 정치테마주였다.
정치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은 150개가 되는데 이들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6월 1일 21조1000억원으로 출발한 뒤 지난 9월 말 31조6000억원으로 부풀어 올랐다. 전체적으로 증시의 거래대금이 줄어든데 반해 정치테마주로 이렇게 큰 자금이 몰렸다는 건 그만큼 성장하는 종목이 없는 힘든 시장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들 정치테마주의 주가를 보면 최고가 대비 평균 52.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고 정치테마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이전과 비교하면 앞으로도 28.2% 가량 추가로 떨어질 수 있다고 하니 개인들의 손해가 얼마나 클지 상상이 되지 않는 수준이다.
그나마 하반기에 이르러 미국과 중국의 정권 연장 혹은 교체가 이어지면서 계속 이어진 저성장을 끝내고 이제 상승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현재 시장에 작용 중인 듯하다.
필자가 굳이 키워드로 나눴지만 결국은 저성장으로 시작해 정권 교체 기대감으로 인한 상승으로 올해 증시는 마무리됐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그럼 2013년에는 어떤 키워드가 떠오를까?
필자는 두가지를 꼽는다. 바로 삼성전자와 중국 도시화다. 최근 신문이나 증권 관련 방송에서 보면 IT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삼성전자는 최선호 추천주다. 갤럭시S3, 갤럭시노트2 등 신제품이 계속 히트를 치는 가운데 내년 4월에는 갤럭시S4가 나온다고 하니 여전히 상승모멘텀은 살아 있다.
게다가 현재 2000p 가까이 근접한 수준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하면 한국증시는 1650p선이 적정수준이라고 한다. 그만큼 삼성전자가 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함을 알 수 있는데 내년 상반기 증시가 상승한다면 그 상승분 역시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IT부품주가 이끌 것이다.
한 때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우던 애플 열풍이 일단락 된 지금 스마트 IT기기 시장에서 원가경쟁력과 좋은 품질을 지닌 삼성전자는 내년도 증시를 이끌어 갈 충분한 키워드가 될 것이다.
올해는 특히나 중국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이야기가 많았다.
특히 ‘닥터둠(Dr.Doom:비관론자)으로 불리우는 마크 파버 마크파버리미티드 회장과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등이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강조하며 세계 경제와 글로벌 증시에 미친 충격이 적지 않았다. 더군다나 루비니 교수는 올해 중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대재앙)이 올 것이라고 했다고 하니 가뜩이나 불안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물론 아직 이런 우려가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지만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중국 경제는 7.7% 성장했다. 중국 정부 목표치이자 잠재 성장률인 7.5%를 웃도는 수준이다. 경기순환 상으로도 3분기 7.4%를 저점으로 4분기 이후에는 8%대에 재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적어도 연착륙은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새로운 시진핑 체제가 이전 지도부들과 달리 외적 성장이 아닌 내적 성장을 꾀하고 있어 이전과 같은 9%대 10%대의 폭발적인 상승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증시가 기대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중국의 ‘도시화’이다. 이달 초 열린 중앙정치국회의에서는 6가지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하며 ‘안정성장’과 ‘도시화’를 강조했다.
이에 따라 도시인프라 구축에 관련된 건설, 기계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 또한 도시화는 곧 고령화를 뜻하기 때문에 제약, 의료기기, 진단기기 시장의 성장도 기대된다.
그리고 인구구조의 변화에서도 새로운 수혜주를 살펴볼 수 있다. 중국은 작년을 기점으로 도시 인구가 농촌 인구를 추월해 6억9000만명으로 전체의 51.3%다. 이로써 적어도 10년간 헬스케어, 화장품, 교육, 레저, 통신 등 준 필수소비재와 경기소비재가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삶이 윤택해지고 임금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식료품비가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겠지만 육류 소비 증가가 사료 소비 증가를 가져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여기서 중국 사료용 라이신시장 성장이 기대되는 CJ제일제당이 최선호주가 될 것이다.
그리고 고령화와 늘어난 임금수준 덕분으로 중국 스마트폰 회사에 반도체를 납품하는 SK하이닉스, 안과진단장비를 수출하는 휴비츠, 내년 중국에 커피를 수출할 계획인 남양유업 등이 유망해 보인다.
근래 명동에서 중저가 화장품 상점에 임대를 주고 있는 지인의 말에 의하면 예전만 해도 월세를 꼬박꼬박 내더니 요즘은 밀려서 제대로 못 받는 곳도 있다고 한다. 그만큼 일본인 관광객의 숫자가 줄었음을 의미한다. 엔화 약세와 독도 문제 등을 둘러싼 반한 감정을 고려하면 일본인 입국자는 내년에도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한 해 일본, 중국 관광객들로 인해 내수주가 강세를 보였다면 이제는 IT 수출주와 중국 도시화에 따른 수혜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투자자들 모두 올 한 해 어려운 시장에서 고생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상승이 예상되는 기조가 형성된 만큼 모두 웃을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