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다음달 1일 취임 3주년을 맞는다. 정 부회장은 오랜 시간 유통산업을 이해하고 학습하며 확실한 기본기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3년 동안 신세계에 새로운 경영이념을 설파했다. '고객 가치 제고'와 '비전 디자인'의 경영 철학이 그것. 이런경영 이념은 그룹 내부에 신선한 동력을 불어넣고 있다. 정 부회장의 카리스마 넘치는 경영 현장을 따라가봤다. <편집자주>
[뉴스핌=이연춘 기자] "기존의 성공에 안주하면 결국은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다. 새로운 가치와 아이디어로 무장해야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출범 3년차를 맞은 정용진 부회장은 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한 '미래성장의 발판 마련'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9년 12월 신세계그룹 CEO에 정식 취임하며 경영자의 첫 발을 내디뎠다. 14년간의 경영수업을 끝내고 경영 현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셈이다.
새로운 도전을 강조한 그는 용기를 가지고 새로운 곳에 도전하고 최선을 다한 실패 역시 박수로 격려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달라고 임직원에게 당부한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은 '현장 경영' 행보에 나서며 선진 유통기업의 노하우를 배우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대표이사로 경영 전면에 나선 후에도 고생(?)을 많이 한 오너 2세로 통한다. 북미, 유럽, 아시아지역까지 가로지르는 강행군도 마다하지 않았다.
CR(세계 최대 식품 식품박람회), PLMA(PL박람회) 등 다양한 상품 박람회에 참가하면 런던, 홍콩 등지의 복합쇼핑몰을 직접 방문한다. 신규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베트남에도 3차례 방문, 부지 선정 등 사업진행을 독려하기도 했다.
또 정 부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제조업에서의 투자는 설비이고, 유통업에서의 투자는 사람이다"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 같은 철학을 기반으로 이전엔 상상할 수 없었던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다.
정 부회장이 내놓은 다양한 임직원 복지 혜택 중 가장 관심을 두었던 것은 육아 문제 해결을 통해 '여성 인재'를 육성하는 것. 이를위해 백화점과 이마트 등에 보육 시설을 도입하는 한편, 임직원들에게 '육아 지침서'를 만들어 나누어 주는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여성 인재 육성이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채용한 대졸 신입 사원 중 여성 비율(53.3%)이 사상 처음으로 남성보다 높아졌으며, 1999년 1.5%에 불과했던 과장급 이상 여성 간부도 2012년 11월 현재 8.5%까지 증가했다.
그는 "어려운 환경이지만, 투자와 성장을 멈출 수는 없으며, 새로운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며 복합쇼핑물과 온라인 사업 강화를 미래 성장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현재 글로벌 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악화라는 경영환경에 골목상권침해와 관련된 경제민주화 논란,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수수료 인하압박 등이 더욱 거세져 내년 사업 전개가 불편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위기 속에서 정 부회장이 출범 3주년을 맞아 더욱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고 보고있다.
정 부회장은 지금 이 상황이 "위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그는 "눈에 보이는 위기는 위기가 아니다"라며 "지금 이 상황은 이미 과거에 우리가 많이 경험하고, 결국 극복했던 것들이며, 이번 역시 정답을 찾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