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 디폴트·유로존 탈퇴 가능성 무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부채위기에 연일 증시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특히 장 초반 유로존 정책자들이 그리스의 구제금융 집행을 보류할 움직임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랭했으나 집행이 결정되면서 증시 낙폭이 일정 부분 축소됐다.
그리스의 디폴트 및 유로존 탈퇴 가능성에 점차 크게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미국 경제 역시 내년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97.03포인트(0.75%) 떨어진 1만2835.06을 나타냈고,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1.56포인트(0.39%) 내린 2934.71로 마감했다. 대형주로 구성된 S&P500지수는 9.14포인트(0.67%) 하락한 1354.58을 나타냈다.
이로써 다우존스 지수는 6거래일 연속 하락, 지난해 8월 초 이후 최장기간의 내림세를 기록했다.
시장의 시선은 온통 그리스를 중심으로 한 유로존 움직임에 고정됐다. 유로존이 그리스에 52억유로의 구제금융 집행을 연기할 것이라는 소식에 디폴트 우려가 고조, 주가 하락 압력을 높였다.
장중 1% 이상 급락한 미 증시는 후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그리스 지원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 후반 낙폭이 다소 완화됐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시장 트레이더들은 주가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입을 모았다. 반등을 이끌어낼 호재를 찾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샤퍼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의 라이언 데트릭 전략가는 “유로존 사태가 미국 증시를 점령했다”며 “유로존 위기는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사안이며, 당분간 연일 이를 가격에 반영하는 과정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랜티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의 스콧 셔머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긍정적인 투자자들조차 구제금융으로 그리스를 구제할 수 없다는 데 동의한다”며 “그리스는 유로존 체제에 편입돼 있어 위기 돌파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이날 내년 미국 경제의 침체와 함께 글로벌 경제가 ‘퍼펙트 스톰’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스카이브릿지 얼터너티브 컨퍼런스에서 유로존 해체와 미국의 더블딥 침체, 이머징 마켓의 성장 둔화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 등 네 가지 악재가 맞물리면서 내년 지구촌 경제를 강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 역시 궁극적으로 유로존을 탈퇴할 것”이라며 “여기에 미국 경기 하강과 중국을 포함한 이머징마켓 성장 둔화까지 겹치면서 내년 혹독한 불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종목별로 미국 대표적인 소매업체 메이시스 역시 하반기 어두운 전망을 내비치며 하락 압박을 받았다.
메이시스는 1분기 전문가 예상치를 충족시키는 실적을 내놓았으나 기대와 달리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지 않았다. 하반기 민간 소비가 강한 회복을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메이시스는 전날보다 3.77% 급락했다.
월트 디즈니가 강한 이익 증가를 앞세워 1.65% 상승한 45.03달러를 기록했다.
베드 배스 앤 비욘드는 코스트 플러스를 약 4억9500만달러, 주당 22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0.31% 내린 68.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