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은행부문 강화+해외진출 확대
[뉴스핌=김연순 기자] 금융권 내 대규모 구조개편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향후 전개될 금융패권 2라운드를 선점하기 위한 금융지주사들의 물밑싸움이 치열하다.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농협금융지주의 출범, 향후 우리금융 및 산업은행 민영화 등으로 금융지주 내 경쟁은 치열해지고 금융지형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농협금융지주의 출범은 금융권 지각변동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간 농협금융지주는 출자한도 규제 때문에 인수·합병(M&A)이 어려웠지만 앞으로는 국내외 금융회사 인수와 해외 법인 설립도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내 금융시장 환경에서 금융지주사들은 어디서 돌파구를 찾을까. 4대 금융지주사 모두 향후 금융패권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외 인수·합병을 통한 비은행부문 강화와 해외진출 확대에 방점을 찍고 있다.
◆ 비은행 'M&A'로 신규 수익원 창출
국내 은행업의 경우 신규 고객 창출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추가적인 수익원에 어려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지주사들은 이를 타개할 돌파구로 저축은행, 증권, 보험 등 비은행부문에서 찾고 있다.
지난해 이미 4대 금융지주사들은 저축은행을 인수하며 틈새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해 들어서는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보험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재 M&A시장에서는 동양생명, ING생명, 에르고다음다이렉트, 그린손해보험 등이 매물로 거론된다.
우선 KB금융지주는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ING생명 코리아만큼 좋은 회사가 없다"면서 "재무적 측면에서 능력이 있으면 ING생명 코리아 입찰에 참여하겠다"고 생보사 인수 의지를 불태웠다.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도 직간접적으로 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드러내면서 중장기적으로 보험사 M&A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은 지난 28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하나금융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보험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보험은 생각보다 어려워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사업이지만 좋은 기회가 있다면 관심을 둘 것"이라고 보험사 인수 의사를 피력했다.
신한금융지주 한동우 회장도 재정상태가 회복되면 증권과 보험 부문에 대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대형화를 이룰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우리금융지주 이팔성 회장 역시 지난 1월 동양생명 인수 중단 결정을 내리기는 했지만 보험사 등 비은행부문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팔성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진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해외진출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4대 금융지주사들은 저축은행에 이어 보험사 등의 M&A를 통해 새로운 금융지형 변화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 M&A 통해 신흥국·미주시장 진출 도모
4대 금융지주사들은 M&A를 통한 국내 비은행부문 강화와 함께 해외진출 확대 전략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해외 진출의 경우 비은행보다는 노하우가 어느 정도 축적된 은행업을 중점으로 차근차근 시도하겠다는 전략이다.
금융연구원 서정호 연구위원은 "규모의 경쟁은 이제 사라졌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발굴하는 게 고민인데 최근 금융회사들이 해외진출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면서 "해외에서 비즈니스를 찾아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우선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역시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M&A 등으로 현지화 영업을 강화하고 유망시장에도 추가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KB금융은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에 사무실을 개소한 데 이어 올해에는 인도 문바이 사무소와 일본 오사카 지점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올해 북경지점 추가 증설과 동시에 현지법인 전환을 추진중이다.
KB금융은 이머징 마켓을 주요 타깃으로 사무소, 지점, 현지법인 설립 등을 지속 추진하고 이후 지분투자, 합작법인, M&A의 방안으로 단계적으로 진출해 현지화 영업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지주도 이미 은행을 중심으로 진출한 베트남, 일본, 중국, 인도 등 핵심시장에서 7~8개의 지점 개설을 통해 채널을 확장하고 일부 기존 점포를 이전해 영업력 강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성장성이 높은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유망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신한지주 최범수 부사장(전략담당)은 "(신흥국 추가 진출에) 필요한 경우 자체성장 뿐 아니라 M&A, 지분 투자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인도네시아 지역에서는 소규모 은행 인수를 통한 라이센스 취득 방식의 해외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카드, 생명 등 사업분야에서 해외진출 전략 등을 통해 신사업 발굴, 육성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해 미국 한미은행 인수에 고배를 마신 뒤 조직을 재정비, 또 한번 미국 시장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우리금융 글로벌사업부 박동영 상무는 "미국, 동남아 등 추가 진출 유망지역의 경우 수익성 높은 시장, 전략적 중요시장을 선별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며 "또한 각 국가의 규제 등을 종합 고려해 현지법인을 통한 진출, M&A 및 전략적 제휴 등 진출 다변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지주도 미국 교포은행인 새한뱅콥 투자를 통해 외환은행의 미국 은행시장 재진입과 더불어 적극적인 미국시장 공략의지를 밝히고 있다. 아울러 하나금융그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중국,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등을 중심으로 현지화, 인지도 제고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은 최근 "어쩔 수 없이 글로벌로 나갈 수밖에 없다"면서 미주 M&A는 항상 관심이 있고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지역에 폭넓게 진출하는 것을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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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