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러스/맥도날드/버라이존 실적 '예상 하회'
*그리스 국채스왑 협상 '원점'...디폴트 우려 재부각
*연방준비제도, 이틀간의 FOMC 정책회의 시작
[뉴욕=뉴스핌 이강규 특파원] 뉴욕증시는 24일(현지시간) 재부각된 그리스 채무위기로 압박받으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그리스의 국가 부도 위기감에 곁들여진 일부 우량기업들의 실망스런 실적 발표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흔들리면서 5거래일째 이어진 S&P500지수의 상승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경계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가운데 다우지수는 0.26% 내린 1만2675.75, S&P500지수는 0.10% 하락한 1314.63, 나스닥지수는 0.09% 오른 2786.64로 장을 접었다.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트래블러스와 맥도날드가 각각 3.8%와 2.18% 하락,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며 나흘째 계속된 우량주 종목들의 상승흐름을 돌리는데 앞장 섰다.
반면 유나이티드 텍은 1.2% 오르며 다우 구성 종목들 중 백분율 기준으로 최대 오름폭을 작성했다.
S&P500지수의 10대 주요 업종 중 이동통신주는 하락했고, 임의소비재주는 상승했으며 시장의 불안감을 측정하는 공포지수인 CBOE변동성지수(VIX)는 19 근처로 성큼 올라섰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리스 국채 스왑협상에서 민간 채권단이 제시한 4% 쿠폰금리 제안을 거부, 협상을 원점으로 되돌리며 그리스의 무질서한 디폴트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그리스는 3월에 상환해야 하는 145억유로 규모의 국채 만기에 앞서 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1300억유로의 2차 구제금융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채권단과의 국채 스왑협상을 타결지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그리스의 부채구조조정이 마무리된 후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로 강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주권국가 신용 평가 위원장인 존 체임버스의 발언으로 투심이 더욱 위축됐다.
체임버스는 그러나 그리스의 신용등급 강등이 반드시 유럽연합(EU)의 신뢰도를 파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NG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수석 시장 전략가 더그 코트는 "그리스 상황이 투자자들의 우려감을 초래했지만 시장이 받은 충격은 이전에 비해 약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증시는 국내 경제 성장 전망과 유로존 위기 상황 개선 조짐에 따라 유럽의 주권국가 채무위기와 탈동조화(decoupling)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 가운데 정보통신사인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스는 월가 전망치를 밑돌며 1.59% 밀렸고 화학제품업체 듀폰은 강력한 농업부문 실적 호조에 힘입어 예상보다 양호한 분기별 실적을 내놓으며 0.12% 전진했다.
헬스케어 그룹인 존슨앤존슨(J&J)은 보합세를 보였다. J&J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았으나 올해 순익 전망치는 시장의 기대수준을 하회했다.
하루 전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반도체업체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는 2.02% 떨어졌다. 최소한 11개 투신사는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의 주가 목표를 상향조정했다.
증시 마감후 실적을 공개하는 애플이 1.64% 빠진데 비해 야후는 0.06% 전진했다.
한편 연방준비제도는 24일 이틀간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회의를 시작했다. 정책회의를 마친 후 연준은 성명 발표와 벤 버냉키 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금리전망을 제시한다.
연준은 이와 함께 일반 대중과 시장을 대상으로 정책결정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구체적 인플레이션 목표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 프라이빗 뱅크의 수석 투자전략가 브루스 매케인은 "연준의 발표 내용이 특별히 불길하지 않다면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낙관적 분위기가 고조되면 사람들은 '물잔이 반이나 찼다'는 긍정적 시각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지표들과 대중의 정서가 긍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연준은 행동을 자제하고 뒷전으로 물러선 채 계속 추세를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나온 경제지표는 양호한 내용을 담았다. 미국 대서양 연안 남부 지역의 제조업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리치몬드 제조업지수는 이번달 12를 기록, 지난달의 3에서 크게 개선됐다.
반면 서비스업지수는 18로 지난해 12월의 22에서 후퇴했다.
리치몬드 연방은행이 발표하는 리치몬드 제조업/서비스업 지수는 0을 웃돌면 경기 확장, 0 미만이면 경기 수축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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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