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선 우려 목소리 커
- 최근 은행권 최대 수준 장애인 채용·지방 출신 우대 주문
- 수익보다 공익성 강조... 이 대통령 방문 등에 힘 얻어
[뉴스핌=한기진 기자] 기업은행이 3일 올해 4000억원의 순이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하와 저당권 설정비 은행부담, 수수료 인하 등에 따른 영향이다.
조준희(사진) 행장은 “수익감소보다 중소기업을 돕는 게 중요하다”고 최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부쩍 공익성을 강조하는 조 행장의 경영방식에 따른 결과이지만,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특히 조 행장의 공익경영의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지 어느 정도까지 지속될지 궁금해하고 있다.
4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조 행장은 장애인 고용률을 현재 1% 후반에서 2%로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또 특별 채용형태로 선발하면서 동종 직급 대비 80% 수준이던 급여 수준을 끌어올리라고 했다.
특히 장애인이 근무하는 직종의 장벽도 점차 낮춰, 조만간 시각장애인을 지점으로 발령 내 고객을 상대로 영업하도록 할 계획도 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고위관계자는 “공익성을 실천하는 동시에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똑같이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차별을 없앨 수 있다는 행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 행장의 이런 공익 강조 경영방식은 최근 신입사원 채용에서도 나타났다. 하반기 뽑은 230여명의 신입행원의 출신 대학수는 80개였다. 지역과 지방대를 우대한 결과로 출신학교 수로는 은행권 최대다.
또 새해 첫 영업 일에 은행권 최초로 선포한 ‘인권헌장’ 역시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직급•성별•종교•연령•장애•고용형태•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한 차별 대우를 금지하는 내용만 보면, 노조측의 요구를 사측이 수동적으로 수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조 행장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이뤄졌다. 기업은행 다른 관계자는 “논란없이 행장이 적극적으로 서명하고 끝냈다”고 했다.
중기대출 금리 인하 등 조치도 조 행장이 내부에서 펼친 공익성을 강조하는 경영스타일이 외부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증권가의 반응은 차갑다. 좀처럼 하지 않는 목표주가와 투자의견 하향조정이 잇따랐다. 이트레이드증권은 “국책은행으로서의 할인요소가 부활했다”며 목표주가를 1만7000원에서 1만38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투자의견 또한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목표주가는 1만67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내렸고 HMC투자증권 또한 투자의견은 보유로 목표주가는 1만4000원으로 내렸다.
하학수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소액주주가치보다는 대주주 이익과 국책은행으로서의 공익성을 강조해온 기업은행의 행보를 감안하면, 국책은행으로서의 할인요인이 부활하는 동시에 할인요인 해소는 단기간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같은 시장의 싸늘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조 행장이 적극적인 공익경영을 하는 배경에는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의 긍정적 평가에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금융을 대폭 늘려 대규모 부실을 막은 점을 높게 평가하며, 당분간 민영화도 미룬 듯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올해 기업은행을 두 차례 방문하며 중소기업 지원에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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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