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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경제통치성 제고", 시장엔 실망감

기사입력 : 2011년08월17일 12:05

최종수정 : 2011년08월17일 14:34

[뉴스핌=김사헌 기자] 프랑스와 독일 정상이 16일 회동 이후 제시한 유로존의 경제적 통치성 제고를 위한 일련의 제안은 상당한 진전이라는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금융시장 참가자들에게는 큰 실망감을 안겼다.

이번 제안이 유로존 공동 채권 발행을 위한 기초를 닦았다는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당장 구제기금 확대 합의 도출이 없는 등 어려움에 처한 나라에 대한 지원 방안이 빠져있고 나아가 금융거래세 도입과 같이 금융 시장에 부담을 주는 방안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화요일 미국 재무증권과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유로존 국채의 신용디폴트스왑 프리미엄은 상승했다.


◆ 유럽의 '경제적 정부' 구성 제안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유로존 회원국들의 재정적자 상한 설정을 강제하는 것과 임기 2년반의 유로존 대통령직 신설과 연 2회 정상회의 개최 등 광범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이 제안은 17일 헤르만 폰 롬파위 유럽연합(EU) 상임의장에게 송부되어 오는 10월 유럽 정상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번에 독일과 프랑스 양국 정상들은 최근 금융시장의 동요를 감안해 단일통화인 유로화의 방어 의지를 굳건히 했지만, 유로존 공동채권은 장기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옵션 정도로 폄하하고 유로존 재정안정기금(EFSF)의 확대 문제에 대해서도 필요할 경우 고려할 수 있다는 정도로 언급하는데 그쳤다. 당장은 이들 방안이 모두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한번에 꽝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차근차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들은 유로존에 먼저 진정한 '경제적 정부(economic goverment)'를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메르켈 총리는 "유로화를 강화하고 좀 더 발전시킬 의무를 절감하며, 이에 따라 유로존의 재정 및 경제정책의 연계를 강화하는 것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또 사르코지 대통령은 "우리 제안이 채택될 경우 유로존 회원국들은 헌법 상 재정적자에 상한을 설정하는 것이 의무"라면서, "유로화의 도입은 지역 경제에 큰 진전을 가져왔지만 이는 단지 누릴 권리일 뿐 아니라 일련의 지켜야할 규율과 의무이며, 단순한 임의 규칙이 아니라 강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사르코지 대통령은 양국 재무장관들이 9월에 EU 차원에서의 금융거래세 도입을 위한 공동 제안을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유로존 채무 위기가 핵심국가들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금융시장은 이번 양국 정상회담에서 유로존 공동 채권 발행 혹은 EFSF의 기금규모 대폭 확대 등에 대해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자 실망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로존 공동 채권에 대해서 우리도 같은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그런 구상을 실행하는 것은 유럽 통합 과정의 마지막 단계에 가서나 가능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메르켈 총리도 "지금은 위기 극복과 신뢰 회복이 중요하며 마지막 해결책을 거론할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 정책당국에 너무 큰 기대 걸면 안 돼

다수 경제 전문가들이나 시장 분석가들은 "독일과 프랑스 양국 정상의 경제적 통치성 제고안은 유럽 통합을 위해 한 걸음 나아간 것이며, 재정적자 상한 설정 강제 요구 등 유로존 공동 채권 발행을 위한 기반을 닦은 것"이라고 나름의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미국 최대 채권펀드 운용사인 핌코(PIMCO)의 엘-에리안 최고경영자(CEO)와 같은 경우 "시장이 기대했던 공동 채권 발행 등 추가적인 지원안이 아니라 오히려 재정 규율 강제와 경제 통치성 강화, 새로운 금융거래세 제안 등 부담이 큰 방안을 도입하자는 것"이라고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특히 17개 회원국들의 의사결정을 거쳐야 하는 유로존의 정책 당국에 대해 금융시장은 크게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우쳤다.

그리스와 아일랜드 그리고 포르투갈 등에 대한 EU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은 유로존 구축의 근본적인 결함을 드러냈다.

유로존의 17개 회원국들은 공통의 통화를 받아들이지만 각국의 재정지출에 대해서는 서로 감시하거나 간섭할 수가 없다. 일부 회원국의 재정난이 발생하면 전체 공통통화의 신뢰가 손상된다. 비록 유로존 대통령직을 설치하고 재정 규율을 지키지 않은 회원국을 제재하자고 하지만, 여전히 자기 규율에 더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부 경제전문가들과 정책당국자들은 보다 심화된 재정통합을 이루고 공동 채권을 발행하고 개별국가 재정에 대한 제어 권한을 가진 단위를 구축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이는 미 합국중의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의 결합과 유사한 구조다.

하지만 이번에 사르코지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유로존이 좀 더 깊은 경제적 통합으로 나가야 하지만, 공동 채권 도입은 성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 같은 방식은 유로존 통합의 근본을 구축하지 않고서 서둘러 왕관부터 씌우고자 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묘사했다.


◆ 독일을 빼고 뭉치는 방법도 있다?

한편, 17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결국 미국이나 일본의 사례를 보더라도 채권시장의 규모가 문제가 된다"면서, "유로존 회원국들이 개별적으로 국채를 발행하고 규모도 작은 것은 한계가 있으니 독일 등 일부 회원국을 제외한 나라들이 뭉쳐서 공동 채권을 발행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미국 국채 발행 잔액은 2010년말 현재 약 6조 6000억 유로에, 일본은 7조 9000억 유로에 달하지만 유로존 주요국들은 이탈리아가 1조 5000억 유로, 독일이 1조 4000억 유로 그리고 프랑스가 1조 3000억 유로 정도에 그친다. 유로존 외부의 주요 유럽 경제국인 영국 국채 발행잔액은 1조 1000억 유로 정도.

유로존 역시 모든 나라의 국채를 통합하면 5조 5000억 유로에 달하는 단일 채권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 이렇게 할 경우 현재 평균 조달금리보다 비용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 금융시장 투자자들이 이 시장을 거역할 수 없고 나아가 더 큰 매력을 가진 대안으로 삼는 존재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FT는 "유로존 공동 채권은 몇몇 통합보증이 필요한 데 이것이 정치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거나, 경제적으로도 문제국가들이 낮은 조달금리를 누리는 반면 건전한 나라가 높은 비용을 내야하는 것도 형평에 맞지 않다, 나아가 도덕적해이 문제를 유발할 것이란 우려가 곧바로 제기되는 겻이 현실"이라면서, "하지만 이런 류의 우려도 뜯어보면 그리 심각한 것이 아니며 해결책이 있다"고 지적했다.

의지만 충분하다면 통합 보증에 따른 위험을 분산시키고 나아가 발행을 주관하는 적절한 다수의 주체가 구성될 수 있고, 나아가 개별국의 발행 규모나 의무 나아가 비용부담도 적절하게 구성하고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FT는 유럽 전체가 독일의 결정을 기다리는 식으로 대응하지 말고, 독일과 또 이들의 입장과 유사한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핀란드 및 슬로바키아를 제외하고서 또한 그리스와 같은 문제국도 배제한 선에서 나머지 11개국이 3조 3000억 유로 규모의 공동 채권을 발행하는 것도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방식이 성공한다면 독일도 결국 따라오게 될 것이란 얘기다.


[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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