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비정규직 자료 '은폐'의혹
[뉴스핌=노희준 기자]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가 최근 금융투자업계 고졸 채용 계획을 공개하면서 정규직-비정규직 비율 등의 자료는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감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고졸 채용 활성화에 부합하는 '유리한' 내용만 공개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투협은 금융투자업계를 대상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분류, 전체 채용계획과 고졸 채용 계획 등을 조사했다.(그림 1 참조)
이 '신규 고졸인력 채용 계획'에는 세부 항목에서 채용 일시와 채용계획, 직무범위, 급여수준, 무기계약직 혹은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 있는지 여부 등을 기재토록 돼 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금융투자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단순히 3년간 연도별 고졸채용 인원과 비율만을 명시하면서 고졸채용 계획에 동참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규직-비정규직 내용은 전혀 조사하지 않았다는 게 금투협측의 주장이다.
박응식 금투협 기획조정팀 팀장은 "정규직, 비정규직 비율이나, 정규직의 비정규직 전환 계획, 고졸과 대졸의 임금격차 등은 전혀 파악하지 않았다"며 "(고용형태 등은)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회원사에 요청하지 않았다"고 여러번 잘라 말했다.
하지만 정작 증권사나 운용사는에서는 그림1과 같은 표로 자료 요청을 받고 이에 응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 증권사 인사담당자는 "협회에서 표가 내려왔다"며 "표 양식에 보면 채용형태(정규직/계약직 구별), 직무 범위, 정규직 전환 계획 여부 등이 나와 있다"고 답했다.
자료 취합 과정에서 회원사가 제대로 자료작성에 응하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은 있지만, 고졸 채용 계획 담당자가 총 고졸채용인원 이외의 자료는 조사하지 않았다고 '발뺌'을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안팎의 목소리다.
이는 최근 은행권, 보헙권 등 금융권 업계별로 고졸 채용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도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있음을 보여주면서도 비정규직 비율이나 대졸과의 임금 차이, 정규직 전환 실태 등 민감한 사항은 덮어버리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는 대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협회가 정부 정책에 부합하는 내용의 자료를 만들기 위해 '고용의 질'은 도외시한 채 '고용의 양'만을 홍보하려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림1-뉴스핌이 입수한 금투협에서 업계에 내려간 표양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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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