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론적인 이론 강의 중심 '불만'
- 글로벌 헤지펀드 전문 강사진 '전무'
[뉴스핌=정지서 기자] 국내 헤지펀드 도입을 앞두고 헤지펀드 전문가 교육과정 준비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교육과정내 강사진 수준과 강의내용 전반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국내 증권 및 운용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교육과정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프로그램 구성 작업에 착수한 금융투자협회는 60시간 과정의 교육 커리큘럼과 강사진 섭외 작업을 마치고 금융위원회의 최종 인가만 남겨둔 상태다.
하지만 업계 헤지펀드 관련 종사자들은 현재 금투협이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이 얼마나 전문성과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교육과정에 참가하는 이들이 대부분 헤지펀드 운용경력을 갖고 있는 전문가라는 점을 고려할때 강사진 수준도 턱없이 떨어지고 실전에 도움이 될 만한 전문성 있는 내용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A증권사 관계자는 "헤지펀드 정의와 같은 원론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커리큘럼을 보고 다소 놀랐다"며 "기본적으로 펀드운용 경력이 있는 사람들인데 지나치게 이론 중심으로 진행되는 게 아닌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B증권사의 관계자 역시 "현재 커리큘럼상 몇 주간의 교육 이수만으로 헤지펀드 운용전략을 배울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하지 않는 것 보다야 낫겠지만 전문가 육성을 위한 '통조림식' 교육과정은 지양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강사진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아직 헤지펀드 시장이 활성화 된 미국과 유럽, 가까이에 있는 홍콩 등 해외 시장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는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C운용사 관계자는 "개론식의 수업보다 실무적인 내용을 담기 위해 현재 해외에서 직접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사람들의 강의가 필요하지 않겠냐"며 국내 강사진으로만 구성돼 실망스럽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이와 관련해 금투협 측은 영어 강의가 전달력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항변한다.
금투협 한 관계자는 "해외 전문가 초빙을 고려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수업 진행 방식에 있어 효율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통역사를 쓸 수 있지만 헤지펀드 시장이 전문용어도 많아 업계 전문성까지 갖춘 통역사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여전히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해 줄 수 있는 전문성에 목말라 있는 모습이다.
C운용사 관계자는 "'한국형 헤지펀드'라고 해서 교육 자체를 한국형으로 하면 안된다"며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헤지펀드 시장 내용을 전달해야 되는 만큼 금투협의 교육과정도 보다 전문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금융당국은 헤지펀드 전문가 육성이 시급한 만큼 빠른 시일내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의 프로그램이 구성되길 원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자본시장국 자산운용과 권대영 과장은 "국내 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대략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나온 것으로 안다"며 "시장이 처음 열려 노하우가 없는 상태라는 점을 고려해 기초 소양부터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략, 리스크관리 등을 체계적으로 다루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 전문가도 좋지만 경험과 노하우 측면에서 싱가포르나 홍콩 등 외국에 있는 전문가들을 초빙할 수도 있다"며 "국내·외 전문가들과 합심해서 최상의 프로그램이 나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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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